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 또는 신미미부쿠로 정식발매시 삭제합니다.


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나에게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

『신미미부쿠로』의 여러 권이
현대 괴담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한 걸작이 다 갖추어진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책 『네번째 밤』만큼은 긍정적인 평가는 내리고 싶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산의 목장」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 
문장으로 읽은 공포 이야기의 최고 걸작이다.
아니, 걸작도 단순한 표현이다.

바꿔 말해보자.
「산의 목장」은 참으로 어둡고 음침하고 섬뜩하고 무섭다ㅡ
에이, 이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한다.
참으로 싫은 이야기인 것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물론, 여기에 쓸 수 없기 때문에,
읽어주시는 수밖에는 없지만
사실은, 이전에, 저자 두 사람과 별개의 인물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역시 칸사이 사람이었다)

정말 기분이 나빴다.
아아, 싫다, 싫어.

언제 그랬던 건지, 말해줬던 인물이 이야기하는 말투도 잊어버렸지만,
나의 궁핍한 상상력이 머릿속에 박아넣은 목장의 광경만큼은,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아아, 그만두자.
나는 잊고 싶은 것이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이것이 현실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 
그런데도, 뻐끔히 이계(異界)로 이어지는 구멍이 있다고 확신시켜 주는 것이다.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를, 나는 또 한가지 알고 있다.

『신미미부쿠로』첫번째 밤 「지하실」이다.


낡은 집 마루ㅡ
그 아래에 아마 몇백 년 동안 남모르게 존재했던 다다미가 2장 깔린 작은 공간, 
그리고 벽에 그려진 붉은 원.

모두 현실 그 자체이면서, 
독자는 둥근 원 속으로, 독자들만의 다른 세계를 볼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뛰어난 괴담에만 허용되는 감각이다.
「산의 목장」에는 그 감각이 기묘하게 넘쳐흐르고 있다.

이야기의 어디에 바늘을 찔러도, 그것은 더러운 액체처럼 뿜어져 나와서,
머리부터 뒤집어쓴 독자의 정신을 평생에 걸쳐서 무섭게 만드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세상의 시각이 바뀔지도 모르는 것이, 「산의 목장」인 것이다.
보통의 괴담을 듣는 것과 읽는 것, 어느 쪽이 무서운가 하면, 전자이다.
화자의 손에 달려 있겠지만, 「산의 목장」에서 들려준 기술은 발군이었다.
내가 본서에서, 학수고대하면서 이것을 읽은 것도, 그 전초전이 무시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것은 읽어도 무서웠다. 
아니, 읽는 것이 무서웠다.

지금 와서 보면, 「산의 목장」은,
대화에서도 문장에서도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알리는 수단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싫은 것이다.
그러니까, 내 머리의 어두운 구석에, 모든 광경이 끝없이 줄지어있다.


좁은 산길.
흰색 페인트로 목장까지의 거리가 적힌 드럼통, 그리고 계단이 없는 이층집.
방에 남겨진 문자는ㅡ

이제 질색이다.
「산의 목장」을, 나는 괴기담이라고도 괴이담이라고도 쓰지 않았다.

여기에는 현실만이 있다.
자연의 빛 아래에 펼쳐진 목장의 모습만이 우리가 보는 것이다.
그것이 모두, 어딘가 조금씩 다른 것이, 이상하다고 말하자면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괴이의 경험ㅡ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위를 향해 뒤집힌' 트랙터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
계단이 없는 이층집도, 설계 오류일 뿐이다.
그 탓에, 이곳은 버려졌고, 
그렇기 때문에 외양간에 소를 넣은 흔적이 없는 것이다ㅡ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 무리가 없다.
2층의 방에 남겨진 기분 나쁜 물건들도, 
반은 장난으로,
혹시나 이곳에 오는 사람을 겁주기 위한 장치가 틀림없다.
건물 안의 바위?
ㅡ그것도 장난이다.
마음만 먹으면 옮겨두지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요컨대 모두 해명 가능한 일들뿐이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ㅡ
이 이야기의 화자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피가 얼어붙어 버린다.
조금만 다른 현실의 집합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틀림없이 초자연의 공포이다.

그래서「산의 목장」은 공포담이라고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이 이름이 적당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현실이 만들어 낸 초자연적인 공포ㅡ 
이를 정의하는 명칭을 우리는 지금 갖고 있지 않다.
우주가 태어나서 만들어진 수많은 이야기 속에,
단 한 편, 우주의 법칙에 어긋나고, 해명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면, 
세계는 매우 풍요로워질 것이다.

「산의 목장」은 내가 아는 한, 그런 희귀한 한 편이다.

해설도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솔직하게 쓰자면, 목장을 보고 나서의 이야기는 모두 사족이다.
무리가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는 별도로 치더라도)

본래라면, 그것만으로 본서도 거짓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산의 목장」은 그런 것을 조금도 문제 삼지 않는 바람에, 
조용히 독자에게 손짓하고 있다.
'이리 온, 이리 온'하며 부르고 있다.


절대 가까이 가서는 안 된다.
이런 이야기는 모르는 것이 정신에 좋기 때문이다.
굳이 이 한 편은 봉인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뭔가가 일어났을 때의 책임은 누가 질까?
나는 싫다.
읽지 말아라.



2003년 5월 모일
「주온 2」을 보면서
키쿠치 히데유키(菊地秀行)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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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문고판 맺음말


문고판 『신미미부쿠로 네번째 밤』은 어땠는지요?


『신미미부쿠로』는 구작(후소샤)무렵부터 

시리즈가 된 신판(미디어 팩토리)가 돼도 큰 부채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 책의 마지막 장 「산의 목장」 편입니다.

취재 메모가 아니라, 출판과 아무런 상관이 없던 학생 시절부터,

"원고"에 가까운 형태로 정리하고 있었음에도 17년 넘게 미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서웠기 때문이지요?"

네 그 말대로입니다.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괴담'의 틀을 파괴하기 때문이지요?"

네 그 말대로입니다.


더욱이 그 이유 때문입니다.


사실은 끝까지 개인적으로 문제 삼고 있던 것은, 이 이야기의 "틀"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최종 장이 제 안에서는 괴담의 일종이며, 괴담 바로 그 자체입니다.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으신 그대로 최종 장의 대부분이 상황 설명입니다.

이것이 너무 많아서, 빼버리면 성립하지 않는 설명적(說明的)인 점이

아무래도 "괴담"으로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장의 이야기에서는 그 점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을 보셨다면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설명은 표현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설명"이라는 인위적으로 유도하는 느낌이

"이야기"를 즐기는데 "다른 의견"을 피력해버리는 것입니다.

해석이나 인과응보, 저주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점도 이와 비슷합니다.

더욱이 12장은 인위적인 것이 없기 때문에, 더욱 곤란한 것입니다.


"곤란해져서 태도를 바꾼 거지요?"

네 그 말대로입니다.


"목차"라는 시스템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설명 덩어리를 완화하기 위해서,

그 이전 장에서 조금씩 상황 설명을 진행하고,

추후에 묶어서 끼워 넣은 것입니다.

그런데 설명이라는 "인위적" 대응을 위해 정리하자면,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부분,

즉 더 "괴담" 적인 부분을 남길 수 없었습니다.

경계가 느슨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삭제했던 건가요?"

네 그 말대로입니다.


그것이 이번에 고쳐 써서 부활시킨 제92화 「산의 목장 -세 번째-」에 있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파이프"의 에피소드입니다.


목격은 사실이지만, 이 점만 "현상"에서 인위적인 잔상과 질이 다른 것입니다.

17년 전에, 이 일 직후에 쓴 원고를 되돌아봤을 때 

파이프를 보았다는 문장 바로 뒤에 

"이것은 3차원의 것이 아니다"라고 나카야마가 적어놨습니다.

(그야말로 대학생다운 문장 작성법입니다. 

...지금이라면 남의 일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같은 이유로 삭제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제88화 「검은 남자들 -두 번째-」에서,

친구가 유카타도 제대로 입지 않고 돌아오는 씬을 적었습니다만,

잘 읽어보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가 누락되어 있습니다.


취재 메모에는,

이때 일단 유카타를 벗었던 친구가 온천에 들어가려고 거울 앞을 지나던 순간,

그 전신을 비추는 거울이 순식간에 사람의 형상만 빼고 까맣게 되어 있었고,

그 중심의 사람 형상이 "그녀"가 된다고 생각한 순간,

발버둥 치면서 검은 중심으로 푹푹 가라앉아가는 환영을 보았기 때문에ㅡ

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삭제했기 때문에, 남은 이야기 자체를 "남길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삭제를 통해서 성립시킨다는 구성은 

『신미미부쿠로』의 성립과 크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제53화 「하코다산」입니다.


"엣! 무엇을 삭제한 거예요?"

불행히도 쓸 수 없습니다.

"괴담"에서 삭제의 의미는 그동안 썼던 

"구성"을 위한 삭제와는 전혀 다른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정말입니다.

최종 장의 "두려움"은 당사자인 저자에게도 과거의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코다산」만큼은 타인의 체험담임에도, 현재에도 "무서운" 일입니다.

왜 그런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어쩐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도 "살아있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정말입니다.



미디어 팩토리 판의 "맺음말" 끝에 "K군"에게 메시지를 썼습니다만, 새삼 다시 적어봅니다.

"카지모토 군",

이 문고를 읽으면 카도카와문고 편집부에 연락주세요.

부탁드립니다.


2003년 5월 26일

키하라 히로카츠(괴담지괴)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 또는 신미미부쿠로 정식발매시 삭제합니다.


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맺음말

『신미미부쿠로』 네번째 밤, 
모두 12장 99화는 어땠는지요?
당신 곁에 이계(異界)가 찾아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그동안 봉인해왔던 이야기를 마지막 장에서 공개했습니다.
제12장 "산의 목장에 얽힌 10가지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12장의 바탕이 된 목격체험은 1982년의 여름의 일이기 때문에,
이번 수록까지 무려 20년, 구판(舊版)의 발표에서부터 약 13년,
그리고 네번째 밤까지, 수록된 수백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마음의 정리를 해야만 했습니다.

얼마나 이상한 체험이었는지 이해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학창시절부터 수많은 기록 메모 속에서 
제일 먼저 원고의 형태로 정리한 것이 12장이기 때문에, 
『신미미부쿠로』라는 책이 성립되는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원점이 왜 지금까지 수록되지 않았던 것일까?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신미미부쿠로』는 '백물어(百物語)'(※ 주석1)라는 형태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백물어'라는 형식을 통해서
"무엇을 어떻게 쌓아갈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번째 밤(13년 전 구판)에서는 
책 한 권에 백 가지 이야기가 성립하는가?

"저주"나 "인과응보"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괴이"는 "괴이" 자체로도 "무섭다"는 것이 성립하는가, 를 시도하기 위해
한 권에 모든 것을 써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산의 목장" 같은 일종의 목격담을 "괴이"로 발표하려면
우선 『신미미부쿠로』라고 하는 세계가 "괴이"의 중심으로 성립하고 있어야 합니다.
12장의 인상이, 읽은 후에 "백물어"와 "괴담"의 틀을 파괴하는 것 아닐까 하고 걱정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진지하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1장의 끝부분과 제12장 도입부에 적었습니다만,
그 중의 "검은 남자들"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를 당시에 알고 있었고 목격했기 때문에,
16mm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촬영에 의한 기록을 남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남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고나 스케치를 일찌감치 정리한 것도 오로지 그 위기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당시에는 몇 통이나 사본을 보관하는 저를 포함한 목격자들의, 
불의의 실종에 대비한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웃음거리 정도로 끝나는 것이면 싸게 먹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무서웠습니다.
"보지 않는 것이 나았다"라는.


『신미미부쿠로』의 바탕에는 자신들의 기록을 남기겠다는 일적(一滴)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 장과의 균형을 위해서, 많은 경험담을 놓치는 결과가 생겼습니다.
세번째 밤의 후기에 적은 전쟁에 얽힌 이야기 등이 미수록으로 끝나버린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들은 차후 발표하려고 합니다.

세번째 밤부터 네번째 밤사이에, 불가사의한 우연이 겹쳐서 
작가 쿄고쿠 나츠히코 씨, 『환상문학』 편집장의 히가시 마사오 씨와 함께
괴담을 말하는 "자리"라고도 할 "괴담지괴(怪談之怪)"를 결성했습니다.
바로 무릎과 무릎을 맞대고 앉는 그 모임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의 자극과 발견을 얻고 있습니다.
향후 『신미미부쿠로』에는 이 모임의 존재가 빼놓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성의 계기를 만들어 준 잡지 『다빈치』의 카메타니 마코토 전 편집장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실로 많은 분의 협력을 얻어 성립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은 여기에 밝히지는 않지만,
특히 실명으로 수록하는 것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미와 아키히로 씨, 요코오 타다노리 씨, 체험담을 이야기해 주신 유라 요시코 씨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다섯 번째 밤에서 뵙겠습니다.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郎)


K군. 만약 제 94화를 본다면 카도카와문고 편집부에 연락 주세요.
(문고화에 있어서 일부 고쳐 썼습니다)



※ 역주1

백물어 : ひゃくものがたり [百物語]

밤에 사람들이 모여서 촛불을 백 개 켜놓고, 돌아가면서 괴담을 하고
괴담이 끝날 때마다 촛불을 하나씩 꺼서 마지막에는 모든 불을 끄는 놀이.
또는 그러한 괴담.
촛불이 모두 꺼졌을 때 괴이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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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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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화. 밤하늘의 별빛 -후일담 여섯 번째-

10년 정도 전의 일일까.
내가 소속되어 있는 탤런트 사무소의 신인들에게,
해수욕을 가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오사카에서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동해안의 해수욕장으로 갔다.
나를 초대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모두가 동해로 가는 길에, 그 목장에 가보고 싶은 것이다.

그로부터 벌써 몇 년이 지난 것도 있어서, 승낙했다.
다만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두었다.
"내가 이야기했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으니까,
아마 모두가 상상하는 것 같은 일은 없다고 생각해.
분명 보통의 목장이 있을거야, 이상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라고.

그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내가 당시에 봤던 것은 마치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현지민의 증언도 바뀌어 있었다.

그 목장은 이미 10년도 더 전에, 취미로 의사가 운영하던 것이 실패한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이다.


저녁에, 출발했다.
한밤중에 그 목장에 가보자는 겁 없는 계획 때문이었다.
차 2대에 7명이 나눠서 탔다.

한밤중에 그 산에 도착했다.
"이 길로 들어가야 해"
내 지시대로 차가 산길로 들어갔다.
그때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이었지만
지금은 대형 덤프트럭도 지나갈 정도의 폭이 되어 있었다.

조금 더 가자 사슬이 처져 있고, 
"출입금지 ○○목장"이라는 팻말이 있었다.
그러나 사슬은 길가에 어설프게 축 늘어져 있어서, 차는 수월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한밤중의 산길.
가로등도 없었다.
불빛은 차의 헤드라이트뿐.
일 텐데, 지금 생각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았던 기억이 있다.
달이라도 떠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산길을 갔다.
길의 느낌이 달랐다.
넓어진 것뿐만이 아니었다.
산 전체의 지형이 달랐다.

한참 걸어가자, 이윽고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분명히 알 수는 없었지만 3층짜리 건물이었다.
새벽 2시일 텐데도 건물의 창문에서 환하게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미 몇 년 전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담이 있고 철문이 있었다.
열려 있었지만, 뭔가 불가사의했다.
또 한밤중이었기 때문에, 묘하게 의심을 받는 것도 곤란했다.
사무소의 중요한 탤런트들도 맡고 있었다.
"이제 바다로 가자"라며 모두를 재촉해서 차로 돌아갔다.

"쳇, UFO라도 날아다니지 않을까"라고 누군가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두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의 별빛이 거기에 있었다.
'별빛이 내린다', 라는 것은 이런 것일까.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시골에서 지내던 나도, 이런 아름다운 밤하늘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은하수도 뚜렷하게 보였다.
눈이 부실 정도였다.
"밤하늘은 이렇게 예쁜 거군요"라며 누군가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자, 가볼까"라며, 모두를 차에 태웠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문득 하늘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이 하늘 좀 봐!"
엣, 하며 모두가 하늘을 봤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지금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목장이 있는 산이 뒤쪽에 보인다.
저 목장에서 아직 10분도 채 오지 않았다
그런데, 산 위에는 거대한 구름이 끼어 있는 것이다.
하늘도 짙은 구름이 감싸고 있어서 별 같은 게 거의 보이지 않았다.

"지금, 산 위에서 밤하늘, 본 거 맞지"
"봤어, 봤어!"
"그렇다는 것은, 맑았던 것 맞지"
"구름 하나 없었어"
"그런데, 지금은 날씨가 흐린데..."
"저 목장이 있는 산, 굉장히 구름이 끼어있어!"

불과 10분도 지나기 전에, 날씨가 급변했던 것일까?

그리고, 구름 사이로 아름다운 보름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오늘 밤에 달이 떠 있었나...?

...
...
잠깐.

달은 없었다.
저 별이 가득한 하늘, 은하수까지 분명히 보였던,
구름 하나 없는 밤하늘을 올려다봤을 때는, 달이 없었다.

"달, 아까는 없었지"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산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별천지였지만, 달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산기슭을 달리고 있는 우리의 상공에는 짙은 구름이 끼어있었고,
하늘에는 보름달밖에 보이지 않았다.

영문도 모른 채로, 동이 틀 무렵, 우리는 동해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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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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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8화. 사라진 처마 -후일담 다섯 번째-


"그 산은 공동(空洞)이야"

그렇게 말했던 친구 Y군에게 어느 날 연락이 왔다.

Y군의 작업실에 갔다.

그는 젊은 나이에 TV 프로그램 제작회사의 사장을 하고 있었다.

"이 사진 좀 봐"하며 수십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 목장을 찍은 사진이었다.

옆으로 눕혀져 있는 길가의 드럼통, 

그 붉은 지붕의 외양간도, 단층 건물도, 사진에 찍혀있었다.

"갔다 온 거야?"

"갔었어. 정말로 있었구나, 목장이.

뭐 지금은 현지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긴 하지만.

하지만 궁금한 게 있어.

너, 2층이(계단이) 없는 건물의 2층에, 어떻게 들어갔다고 말했었지?"

"어떻게라니, 예전에 종이에 스케치해가면서 설명했었지 않았어?

절벽에서 처마로 뛰어내려서, 뒤쪽의 창문으로..."


"그렇지만 사진을 봐"하며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 2층 건물의 사진.

아래는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창고의, 2층이 숙소다.

"이 건물이 틀림없구나. 나도 봤어. 사다리가 있고 천장에 구멍이 뚫려 있었어.

계단은 확실히 없었어. 그것은 여기를 관리하는 아저씨에게도 물어봤어.

하지만, 이 건물, 처마 같은 건 없었는데"


그런 바보 같은!


그러나 이 사진의 건물은 분명히 처마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러니까 착각했던 거 아니야?"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나뿐만이 아니야. F도, U도, K양도 증인은 있어..."



그러던 어느 날, 모 방송국에서 전화가 왔다.

그 목장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출연해 달라고도 했다.

아무래도 이 정보는 Y군에게서 유출된 것 같았다.


나는 거절했다.

뭔가 엄청난 어둠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괴담 수집과 오컬트 연구를 하던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주민들에게 피해도 끼치게 될 것이다.

방송국의 협상은 상당히 끈질겼지만 결국 거절했다.


후에 학교 교사 F군에게도 전화를 걸었다고 하지만, 그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목장이 어느새 TV에 소개되고 있었다.

오사카 지역의 심야 방송에서 탤런트 M씨가 리포터로 그 목장에 가고 있었다.

직원들이 "오, M양 맞죠?"하며 반기고 있었다.

여러 직원에게 취재하고 있었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이 없네요"라는 M씨.


"아아, 이건, 옆 건물에 있었던 거예요.

그 건물과 복도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옆 건물에 계단이 있던 거예요.

그런데, 그 건물만 부숴서 계단이 없어진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사다리를 붙여놨죠"라는 직원.


"결국, 이상한 건 없었습니다"라는 M씨의 보고서였다.



그러나 이것은 이상하다.

그 건물은 틀림없이 처마가 있었다.

그 자체가 독립적인 건축물인 것이다.

게다가 L자형의 복도와 옆 건물이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었다.


다만, M씨는 프로그램의 코너 마지막에 이런 보고를 했다.

"그런데요, 이상한 게 있었는데, 커다란 화장실이 있는 거예요.

안에 들어가봤더니 남자용 소변기가 '쭈-욱' 수십 개는 있었나?

이런 외딴곳에, 직원도 몇 명밖에 없는데, 이것은 도대체 뭐때문일까..."


나는 그런 화장실은, 전혀 본 기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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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제 97화. 또다시... -후일담 네 번째-


5년이 지났다.

그때 스카이라인을 운전하던 F군도 이제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있었다.

그런 그가 그 목장이 있는 산의 분교에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 여름휴가로 집에도 들를 겸 그가 있는 분교에 놀러 갔다.

그 학교가 그 교무실에서 UFO 소동이 있었던 학교였다.

분교에 도착했다.

F군이 마중 나왔다.

최근 몇 년은 학생이 없어서 휴교했었지만 

올해는 1학년생 두 명이 입학했기 때문에 오랜만에 개교 한 것이라고한다.

그런 작은 마을인 것이다.


"저 목장도 말이지,"하며 F군이 말을 꺼냈다.


이 분교에서 그 좁은 산길의 분기점까지는 차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금, 저기에는 경영자가 들어와서, 확실하게 목장이 돼버렸어.

그래서, 본교와 이 분교의 모든 학생이 참가하는 여름방학 캠프 때 

그 목장 부지를 빌리도록 협조하고 있어"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경영해온 거야?"라고 묻자

그것은 모르지만, 부임했을 때에는 이미 운영되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했다.


어쨌든 '내일, 그 인사도 할 겸 소장을 만날 예정이니까 너도 와,'라고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 있을까.

진상을 알고 싶었다.

나는 같이 가기로 했다.

그날 밤은 분교의 숙소에 신세를 졌다.


아침, 출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마침 현지에 있던 'A' 신문기자 N씨가 불쑥 나타났다.

"뭔가 재밌는 뉴스거리 없나요"하고 말했다.

"있어요!"


그러면서 곧바로 몇 년 전에 본 목장의 일과 그 경위를 N 씨에게 말했다.

"그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그렇게 되어서, 세 명이 저 목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똑같이 F군의 스카이라인.

5년 만의 길.

도로 폭이 약간 넓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드럼통도 있었다.


그리고


"종점"


드럼통.


이것은 옆으로 쓰러져서 길가로 치워져 있었다.

빨간 지붕의 외양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저 계단이 없던 건물도 있었다.

그 옆에 있던 단층 건물도.

그 바위는 아직 저 안에 있을까.


F군의 차가 그 단층 건물 앞에 멈췄다.

그러자 그 안에서 작업복 차림의 중년 남자가 두세 명 나왔다.

"아아, 분교 선생님이시네요"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번에도, 우리 아이들이 캠프에서 신세 좀 지겠습니다"

"아니, 어차피 이곳은 공터인데요, 맘껏 쓰세요"


F군과, 이곳의 소장이라는 남자와의 대화에는 별로 이상한 점은 없었다.

다만, 남자의 말의 사투리가 그 고장 사람이 아님을 알려줬다.

사무실에 들어가 보았다.

그 단층 짜리 건물이다.

역시나 그 바위는 있었다.

사무실 한가운데 떡하니 있다.


"이 돌은 뭡니까?"라고 내가 물었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올 때부터 있었어요.

방해되니까 치워야겠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로 해봤지만, 지렛대로도 움직이지 않아요.

그때부터, 사무실에 그대로 놔뒀어요"라고 말했다.


"여긴 언제부터 운영하고 계신 건가요?

"4년 전 인가, 마을의 요청으로 왔어요"


4년 전.

내가 이곳에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다.


"마을의 요청으로요? 그러면 그 이전에는 이곳은 무엇이었나요?"

그러자 소장의 얼굴이 흐려졌다.

어째서, 그런 것을 물어보냐는 듯한 얼굴이었다.

"아니 그게, 4년 전부터 운영하신 것 치고는, 비교적 건물이 연식이 있어 보인다고 할까..."


그러자 소장이 말했다.


"음.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7년 정도 전의 일일까, 고베사람이었나?

그 사람 의사였는데, 취미로 여기에 목장을 만든 것 같아요.

그런데 경영난을 겪었던 것 같아요. 

4, 5년 정도 전에 도산한 것 같더라고.

그런데 이런 훌륭한 설비를, 놀게 놔두는 건 아깝다고, 말이 나와서,

동사무소에서 간신히 고쳐주겠다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요청했거든,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오게 된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장의 말로는 그 의사에 의해서 2, 3년은 목장이 경영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내가 이곳을 처음 보았을 때는 경영했던 흔적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동사무소는 이 산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목장은 등록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었던가?


신문 기자의 N씨는 곧바로 취재를 시작했다.

"여기에 UFO가 나온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맞은 편의 직원이 말했다.

"UFO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 골짜기에,

오렌지 색 불덩이 같은 것이 자주 날아다녀요.

3일 정도 여기에 붙어계시면, 반드시 그걸 보게 되실걸요"

"정말인가요!"

"그런데, 나오는 것은 UFO만이 아니에요, 유령도 나온다구요....."

결국 N씨는 유령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다는 듯이,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저, 먼저 돌아가겠습니다"라며 N기자는 먼저 돌아가 버렸다.


F군이 소장과 얘기하다가 나는 사무실에서 나와, 몇 가지를 확인했다.

우선, 그 2층의 숙소였다.

몇몇 직원이 여기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은, 그 건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는 역시 콘크리트 창고.

이번에는 석회 대신 건초가 쌓여 있었다.


위를 봤다.

창문.

그 너머에 마루 천장은 보기에는 그때 그대로였다.

창고 안쪽을 보고 멈칫했다.

무려 천장 일부를 부수고 사다리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사다리는 저 2층으로 통하고 있었다.

역시 그 당시 이 건물에는 계단이 만들어지지 않았었다.

그래서 콘크리트 천장에 구멍을 뚫어놓고, 그곳으로 2층에 출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건물에는 지금도 계단은 없다!


돌아보면 붉은 지붕의 외양간.

문득 의문이 일어났다.

여긴 이제 마을의 공식적인 목장이다.

직원도 그럭저럭 대여섯 명 있다.

그러나, 정작 소가, 한 마리도 없었다.


"저, 여기 소를 키우고 있죠? 그런데 소의 모습이 안 보이네요"

내가 직원을 붙잡고 그렇게 묻자

"소? 아아, 안에 있어요"라며 그 직원은 외양간을 가리켰다.

그 붉은 지붕의 외양간. 

그 외양간의 주위는 양철과 나무판자가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어서 안은 보이지 않았다.

창문 같은 것도 없었다.

"저 안에... 말인가요?"

"그래요"


...

...


소라는 것은 방목을 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한여름.

그 안은 아마 한증막 상태일 것이다.

그런 곳 안에 소를?

게다가 그곳에서 가축의 냄새라던가, 소의 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역시 나도 더 추궁하기가 두려워졌다.


F군이 나를 불렀다.

소장님이 지프를 태워서, 목장을 한 바퀴 돌아준다는 것 같았다.

F군과 함께 나도 지프에 탔다.

처음 깨달은 것이지만,이 목장 부지는 큰 반원 모양을 하고 있었다.

목초가 무성해서, 분명히 소를 방목하기에 좋은 땅일지도 모른다.

반원형의 부지는 절벽에 가로막혀있고, 그 너머는 푸른 잡목림이다.

한 바퀴 도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역시나 부지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목장으로 통하는 길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즉 여기에 오는 길은, 역시 드럼통이 있는 좁은 길밖에 없는 것이다.

저 건물의 자재들은, 어디서, 어떻게 옮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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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6화. 공동(空洞, 빈 동굴) -후일담 세 번째-

 

K군의 친구가 가족들과 다 함께 사라진 것은, 목장에서 찍은 사진이 원인일까?


두 달 전...


그 목장이 UFO 기지라고 해도 어째서 저런 곳에 UFO가 이착륙하는 것일까.

그 목장은 위장인 것일까.

우리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신호일까.

확실히 어떻게든 사람이 혐오할 만한, 이해할 수 없는 것들만 있었다.

기지는 목장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을 것이다.

혹은 산 자체가 거대한 기지인 것은 아닐까.

영화를 좋아하는 탓인지, 조금씩 망상 비슷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런 것을 어느 친구에게 말했었다.

Y군이라고 하는, 중,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그리고 Y군의 집이, 그 목장이 있던 산기슭에 있었다.

그런 그도 말했다.

"그 산에 목장? 모르겠는데.

이런 시골에 새로운 게 생기면, 현지인들에게는 순식간에 퍼지고 말 거라구"


그런 그에게 산 공동설을 말하는 순간,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 산, 공동이야!"



Y군은 말했다.

현지에는 "히키지(日役)"라는 봉사 활동이 있다.

지역에 따라 내용은 다르지만, 그 지역에서는 초여름을 맞이했을 무렵, 

그 산에 히키지를 하러 들어간다고 한다.

길게 제멋대로 자라난 산의 잡초들을 깎는 것이다.


Y군의 부친은 어른들과 매년 그 산에 올라가서는 풀을 베신다.

그리고 낮이면 어김없이 어느 장소에 가서, 점심을 드신다.

그곳은 나무가 없는 초원의 경사면으로, 

지면에서 이상한 모양의 바위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와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히키지에 동원 된 현지의 남자들은 시코(四股, ※역주 1)를 밟으며 논다고 한다.

밟으면, '쿠우우웅'하고 산이 울린다.

그것을 즐기는 것이다.

시코로 산이 울린다.......

"그러니까 그 산은 공동이야. 이상한 모양의 바위들도 종유석이 아닐까, 

라고 우리 아버지가 말씀하셨었어"




※ 역주1

시코 : しこ[四股]

스모선수가 경기 전에 발을 높이 올려 힘차게 지면을 밟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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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화. 실황 전화 -후일담 두 번째-


내 아파트에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였다.

그는 그때, 현지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수화기 너머로 몹시 흥분하고 있었다.


"야, 지금 굉장한 걸 보고 있어. UFO모선이야. 거대하다구. 오렌지색으로 빛나고 있어!"

"UFO? 정말이야!"

"지금 보고 있어, 다른 선생님들도 보고 있다구! 아, 산 너머로 사라졌다!"



점심시간의 교무실.

오후 수업이 슬슬 시작될 때여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문득 창문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던 선생님이,

"아, 저건 뭐야!"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교무실의 선생님들이 창가에 모여들었다.


그러자 큰 UFO가 북쪽을 향해 날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을 포함, 교무실에 있던 전 직원, 교사들이 그것을 보았다.


그 초등학교는 나도 알고 있었다.

북쪽.

그 목장이 있는 산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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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화. 목장의 사진 -후일담 첫 번째-


산의 목장에서 돌아온 지 열흘 정도 지났다.

나는 대학이 있는 오사카로 돌아와서 졸업 제작 편집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내 아파트에 전화가 걸려왔다.

고등학교 후배 K군이었다.


"아, K냐, 무슨 일이야?"

"오늘, 다녀왔어요"

"응? 어디를?"

"그 목장에요"

"목장?"


아무래도 저 목장의 이야기는 현지에서 꽤나 유명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

K군은 친구 두 명과 그 목장을 찾아다녀서, 겨우 찾아냈다고 한다.

그 K군의 친구가 전화를 넘겨받았다.

그와는 안면이 없었지만 K군과 아주 가까운 것 같았다.

"저는, 사진도 찍었어요"라고 말했다.

"사진? 그것은 그만두는 편이 좋을 텐데"라고 내가 말했다.

"괜찮아요. 아무 일도 없어요. 저, 이대로 팔팔하게 살아있고.

따로 UFO가 날아온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사진, 보내드릴게요. 

현상하면. 단지, 저는 지금 도쿄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지금 휴가라서 돌아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도쿄에서 현상하는 대로, 

바로 그쪽으로 사진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K군이 전화를 받았다.


" 괜찮을까, K. 뭔가 이상한 물건, 보지 못했어?"

"그게 말이죠, 목장에 올라갔을 때, 검은색 대형 승용차가 2대, 외양간 옆에 서 있었어요.

처음에는 '앗,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아무도 없더라구요. 그 산속에 들어간 건가?

차주가 어디에 간 걸까요. 우리들이 목장에 있었을 때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검은색 대형 승용차?

설마 그렇게 좁은 산길을...... 



일주일이 지났다.

K군의 친구가 보낸다던 사진은 오지 않았다.

흥미가 있었지만 그것도 점점 잊혀졌다.


2주일, 3주일...


두 달쯤 지났을 때, 문득 그 목장의 사진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사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

좀 걱정되어서 K군의 집에 전화했다.

"그 친구, 사진 보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그게 말이죠, 그 이후로 연락이 없어요. 저도 걱정하고 있었어요.

지금부터 도쿄의 하숙집에 전화해볼게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5분 정도 지나고 K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녀석, 없대요"

"없다고?"

"도쿄의 하숙집에 전화했더니 관리인이 받아서, 

'그 사람이라면 두 달 정도 전에 시골에 돌아갔어요,'하고 말하네요.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곧바로 저 녀석 집에 지금 전화해봤는데, 

'이 전화는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왠지 불길한 생각이 드는데 내일 아침 한번 집에 가볼게요"


다음날 오전, K군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은 있지만, 텅 비어있었다고 한다.

이웃 사람들에게 물으며 돌아다녔다.

그러자

"야반도주하지 않았을까, 빚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라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녀석과는 어릴 때부터 친구여서, 뭐가 됐든 연락 정도는 했을 텐데……"


그 친구는 아직까지도 행방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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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화. 산의 목장 -네 번째-


그날 밤 우리 집에서 목장을 본 우리 네 사람과,

우연히 놀러 온 현지소꿉친구 몇 명이 이야기를 나눴다.

현지친구들은 그런 곳에 목장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가설을 세웠다. 


저것은 역시 목장이었다.

그러나 경영난으로 주인이 내놓은 것이다, 라고.


하지만, 이것은 이상하다.

저 목장에는 소를 길렀던 흔적은 조금도 없었다.


외양간은 부자연스러울 만큼, 지푸라기 하나,

소의 배설물의 흔적 하나 없이, 가축이 길러졌었던 흔적이 없는 것이다.

계단이 없던 숙소 아래의 창고에도 가축을 기르는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석회 더미가 있었을 뿐...


그리고, 소를 기른다고 쳐도, 어떤 교통수단으로 소를 반입하는 것일까?

아니, 그렇게 말하자면, 

그 건물의 철근이나 재료는 어디에서 옮겨놓은 것일까?

스카이라인이 겨우 한 대 지나갈 정도의 좁은 산길.

그 길을 대형 트럭 및 믹서, 크레인 차가 오르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리고 계단이 없는 2층의 숙소는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저 인형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부적은 무엇을 위해 누가 붙인 것인가?

그리고 그 거대한 바위, 의미 불명의 문자.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앗!'하고 깨달았다.

그 기숙사에서는 생활 할 수 없다!

거기에는, 현관도, 부엌도, 화장실도, 욕실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거기에는 생활과 직결된 물건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가 불쑥 말했다.

"그것, UFO기지 아닐까......"


다음날 나는 동사무소에 다니는 친구에게 연락했다.


어제 본 것에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단지 그 산에 목장이 등록되어 있는지만 알아봐달라고 했다.


저녁, 그 친구가 우리 집에 들러주었다.


"저 산 말야, 예나 지금이나 목장 같은 건 없어" 


그럴 리가 없었다.

건물은 분명히 있었다.


맞다, U군이 봤다는 수도계량기는?

수도국이 관리하는 것이 아닌가?


"근데 말야, 저기 UFO가 자주 나온다고, 동사무소 사람이 말하더라구"


친구는 이런 말을 동사무소에서 들었다고 한다.


그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의 일.

그곳은 포장도로로, 좁은 산길로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가 달렸던 길.

현지사람들만 아는 산 너머의 지름길이다.

그곳을 현지사람들이 소형트럭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저녁에, 백미러에 눈 부신 헤드라이트가 비쳤다.

소형트럭은 언덕길에서 마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양보하고 손으로 추월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헤드라이트는 하늘 높이 날아갔다...

그런 영화『 미지와의 조우』의 한 장면 같은 보고가 몇 건이나

동사무소와 경찰에 접수되었다는 것이다.


친구는 말했다.

"동사무소 사람이 말하더라구. 목장은 없지만 UFO가 나온다고..."



여기까지 읽었을 때 의문을 가진 분도 계실 것이다.

우리는 산에 촬영하러 간 것이다. 

자동차에는 16mm 카메라를 싣고 있었다.

어째서 그 산의 목장을 촬영하지 않았을까.


네 사람 모두 본능적으로 그것을 피한 것이다.

이런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게 되면, 목숨이 위험하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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