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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제 83화. 추월한 물체


I씨라는 OL이 이상한 물체를 봤다고 한다.


이것은 저녁때의 일.


언제나처럼 전차에서 내리고, 니시시오가마 역에서 집으로 향하는 선로의 길을 

혼자서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그러자, 은색 물체가 머리 위를, 그것도 손이 닿을락 말락 할 정도로 상당히 낮게 통과했다.

선로 위를 따라 날아가다가, 힘껏 가속해서 상승하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굉장히 가까이에서 그것을 봤으니 꽤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크기는 '4, 5m는 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그것이 머리 위를 통과했을 때, 소리는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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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2화. 곤충채집통 안


나라현에서의 일이다.


S씨가 초등학생이었던 시절의 여름 방학.


혼자서 숲에 벌레를 잡으러 갔는데, 이 날따라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벌써 해는 기울기 시작했다.


'쳇'하며 조금 낙심하고 있을 때, 

논두렁 길 언저리를 날고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봤더니, 

그것은 은빛으로 빛나는 물체로 지름이 10cm 정도의 원형에 뚜껑이 붙어 있었다.

꼭 재떨이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처럼, 그것은 둥실둥실 부유하고 있었다.

석양의 햇살이 강한데도, 그 은빛의 물체 밑에는 그림자가 없는 것이 신기했다.

"이것은 뭘까?"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에잇,'하며 가지고 있던 잠자리채를 그 부유물 위에 걸었다.

의외로 쉽게 그것은 그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대로 그물의 아래쪽을 틀어서 포획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것은 따로 아래로 떨어지지도 않고 그대로 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것일까 하면서 

곤충채집통의 바닥을 분리해서 그곳에 그 부유물을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집에 가져온 것이다.


집에 돌아왔더니 부엌에 어머니가 있었다.

"엄마, 이상한 걸 잡았어. 이게 무슨 벌레야?"라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별로 그런 것에 관심 없는 것처럼,

"모르겠어"라며 보지도 않고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이것 좀 봐봐, 있잖아, 빛나고 있어. 무슨 벌레일까?",

끈질기게 어머니의 앞치마를 잡아당겼더니,

어머니는 슬쩍 곤충채집통을 보고,

"답답해하지 않을까. 놓아주렴"이라고 했다.

"그치만"

"그런 이상한 걸 잡아 와서는. 뭘 먹는지도 모르고. 놓아주렴"


어머니께서 거듭 말씀하셨기 때문에, 

S씨는 곤충채집통의 바닥을 빼고, 

그대로 채집통을 집 마당에 던졌다.


그러자 곤충채집통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그 은빛 물체가 채집통에서 '뿅'하고 벗어나면서

그대로 엄청난 속도로, 

여전히 밝은 여름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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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 UFO에 관한 여덟 가지 이야기


UFO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중학교 2학년 가을의 일.


토요일 낮 무렵의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혼자 걷다가 무심코 하늘을 보았다.

그런데 항상 보이는 보름달보다 조금 작은 물체가 있었다.

은빛으로 반짝이고, 십자형 무늬가 있었다.

'어, 저건 UFO인가?'하고 솔직히 가슴이 설렜다.

그때, '슝-'하고 직진하고, 이리저리 오른쪽, 왼쪽, 직각으로 날다가 멈추곤 했다.

'역시 UFO야!' 

그런 것에는 증인이 필요하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그대로 집까지 달려왔다.

마침 어머니가 계셨다.

난로에서 잡지를 읽고 계셨다.

"엄마, UFO야. 지금 날고 있어!"

그러자 어머니는 "무슨 바보 같은 말이야"라며 아예 상대해주지 않으셨다.

그대로 나만 2층에 올라가 베란다에서 하늘을 봤더니, 아직은 상공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곧 또 '슝-'하고 움직이며 그대로 맹렬한 스피드로 구름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밤 후기

"UFO에 관련된 이야기는 현대의 괴이 현상이고 공개해도 될만한 이야기도 있어서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발표해 보고 싶다."

라고 썼다. 

드디어 이장에서 그것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UFO는 (어떤 의미로 안이한) 단어를 여기에 사용할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검은 남자들'이라는 세 가지 이야기 등은 

UFO라는 키워드 없이는 아무래도 설명하는 것이 곤란해져 버린다.

그래서 굳이 UFO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동시에 이것은 UFO를 목격담과 초자연적 현상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괴담으로 이야기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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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1화.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 역주1)


원칙적으로 이 책에서는 체험자의 이름은 알리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 한해서는 그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등장하는 분에게 허가를 받아 굳이 실명을 담았다.


미와 아키히로 씨가 주연을 맡은 무대.

공연은 미시마 유키오의 『근대 노오가쿠집(近代能楽集)』이었다. 

몇 일간의 공연 중에 일어난 일.

여배우 유라 요시코 씨는 차례를 기다리느라 무대 옆에 있고, 미와 씨의 연기를 보고 있었다.

『소토바코마치(卒塔婆小町)공원』의 막. 

미와 씨가 공원 벤치에 앉아 낭랑한 목소리로 긴 대사를 읊고 있었다.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이때 미와 씨의 왼쪽 어깨에 하야가와리(早変わり, ※ 역주2)용 의상이 

탄자쿠(短冊, ※ 역주3)처럼 잔뜩 걸려 있었다.

그 의상 사이로 얼굴이 보였다.


그때 유라 씨는 이상하게도 무섭다는 감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것보다 '미와 씨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것은 남자의 얼굴로, 표정이 없어서 데스마스크(※ 역주4)를 연상하게 했다. 

즉, '죽은사람의 얼굴'라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미와 씨의 모습이 이상해졌다.

지금까지 순조롭게 읊었던 긴 대사를 갑자기 멈추게 된 것이다.

대사를 잊어버렸다기보다는 미와 씨의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된 상황.

'하아, 하아,' 미와 씨의 호흡이 힘들어 보였다.

장내는 고요해지고, 

미와 씨의 상대역을 맡은 젊은 배우는 얼굴이 새파래진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꽤 길어졌다.


유라 씨는 1, 2분 정도 그런 침묵이 있었던 것처럼 느껴져서 

'어쩌지, 어쩌지, 나, 무대에 나가야 할까'라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단지, 그동안에도 계속 미와 씨의 어깨에는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 때문에 미와 씨가 저런 것이라고, 유라 씨는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이윽고 미와 씨는 간신히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그 순간에는 어깨의 얼굴은 사라져있었다.

무대에서 내려온 미와 씨는 연달아 송구스러워하면서, 

주위의 출연자나 스태프들에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라며 깊이 사과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배우들이 모여 워밍업을 하고 있는데, 

미와 씨가 이런 말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때 미시마 씨가 무대에 내려와서, 그 순간,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어......"

'미시마 씨?'라며 유라 씨는 처음 깜짝 놀랐다.

그 데스마스크 같았던 얼굴. 

사진에서 본 적이 있는 미시마 유키오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사실 그 날, 요코오 타다노리(横尾忠則)씨가 객석에 와 있었다.

미와 씨의 목소리가 잠긴 동시에 객석에 향기가 퍼졌다.

(미시마 씨가 쓰던 오 드 콜로뉴(※ 역주5)였다) 

요코오 씨는, 슬프지도 않은데 눈물이 주룩주룩 나와 멈출 수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빌려 울고 있는 것 같았다고 요코오 씨는 느꼈다고 한다.




※ 역주1

미시마 유키오 : 태평양 전쟁 후 활동한 소설가.

세부설명 



※ 역주2

하야가와리 : はやがわり[早変(わ)り]

가면극에서, 한 배우가 같은 장면에서 재빨리 변장하여 이역(二役)이상을 연기하는 일



※ 역주3

탄자쿠 : たんざく[短冊·短尺]

글씨를 쓰거나 물건에 매다는 데 쓰는 조붓한 종이;또, 그와 같은 꼴, ‘短冊切り’의 준말.

일본에선 칠석에 대나무 조릿대에 탄자쿠(短冊)에 소원을 써서 매다는 풍습이 있다.



※ 역주4

데스마스크(death mask) : 죽은 사람의 얼굴에 본을 떠서 만든 안면상



※ 역주5

오드콜로뉴(프랑스어 : Eau de Cologne) 

향수 제품의 일종. 일반 향수와 비교하여 향기의 지속 시간이 짧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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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0화. 무대 옆(舞台袖, ※ 역주1)


여배우 Y씨가 몇 년 전 한 극장의 무대에 섰다.

무대 위.

그곳이 기분이 나빴다고 한다.

무대 위쪽의 옆에서 나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그곳에 있으면 느닷없이 졸리게 되는 것이다.

오한이 등골을 타고 쭈뼛하게 된다.

그래서 Y씨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자들도 미리 와있지 않고 

자신의 차례 직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무대 옆에 와서 기다리곤 했다.

배우 중에는, 무대 옆에 낯선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무대 아래쪽에서 무대 위쪽으로 올라가는 통로가 있다.

무대의 암막 커튼 뒤에 있는 통로로,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통로였다.

어느 날, Y씨는 자신의 차례 전에 무대 위쪽 옆에 가려고 그 통로에 서둘러서 갔다.

그러자 '스윽- 스윽- 스윽-' 암막 커튼에 옷 스치는 소리를 내면서 누군가 뒤에서 다가왔다.

딱 Y씨의 등에 기댔다.

그리고 "하악- 하악- 하악-"하며 거친 숨을 귓가에 불어댔다.

"좀, 그만해"라고 말하면서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만 어둠만이 있을 뿐이었다.

어느 날, 출연자 전원이 사진을 찍기로 했다.

출연자들은 모두 의상을 입은 채 무대 아래쪽의 분장실 앞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현상된 사진에 낯선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반입용 엘리베이터에 얼굴이 있었다.


"이것은 얼굴일까? 빛이 잘못 찍힌 것 아닐까?"라는 사람들과,

"아니, 이건 절대로 얼굴이 맞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로 갈렸다.

그러자 극장의 지배인이 와서

"아, 이곳에는 남자의 영혼은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극장이 생기기 전에 일.

반입용 엘리베이터에서 자재를 나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지는 죽은 노동자가 생겼다.

사진에 비쳐있는 사람은 그 인부라는 것이다.

"그 극장에는 나온다구"라고, 배우들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 역주1

舞台는 무대, 袖(そで, 소데)는 소매를 뜻합니다

소데의 뜻중에는 무대의 윙, 윙스페이스를 의미하는 단어도 있습니다만,

여러가지로 검색을 해보아도 명확하게 지칭하는 단어를 찾지 못해서

부득이하게 무대 옆으로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사진과 같은 공간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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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가만히 있어!


어느 극단원들의 체험담이다.


이 극단은 매번 천막을 치고 공연을 한다.

그때는 도쿄 이케부쿠로의 선샤인시티 옆 광장에 천막을 쳤다.

며칠간 흥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밤에는, 극단원 몇 명이 천막 불침번을 서면서 천막에서 자곤 했다.


어느 날 밤, 그 극단원이 자고 있을 때 뭔가 묘한 기운이 천막에 감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문득 눈을 떴다.

그러자 천막의 천을 넘기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구지?'라고 생각했지만,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단지 눈만은 자유로워서, 인기척이 있는 쪽을 쳐다봤지만 그림자는 없었다.

그러나 인기척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시선을 옮겼다. 그 순간,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초록색 난쟁이들이 열 대여섯 명, 천막 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 키는 30cm 정도일까.

웅성웅성대며 우르르 몰려와서 자고 있는 극단원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중 두세 명의 난쟁이가 이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슬금슬금 다가왔다. 

당황해서 그는 자는 척을 했다고 한다.

감은 눈앞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 난쟁이들이 다가와서 나를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

이상한 공기가 사라진 것 같아 살며시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난쟁이들은 아직 있었다.

로프에 매달리거나 그네처럼 좌우로 흔들면서 놀거나, 

기둥에 쭉쭉 올라가거나 자고 있는 단원들의 옆에서 춤추며 떠들고 있었다.

그동안 이를 목격하고 있는 그의 몸은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윽고 난쟁이들은 그런 일에 싫증을 느꼈는지, 천막을 나갔다.

섬뜩할 정도의 정적이 찾아온 순간, 맹렬한 졸음에 몰려와서 잠들어 버렸다고 한다.


아침, 모두와 작업하고 있을 때, 문득 어젯밤의 난쟁이가 생각났다.

꿈이었는지 아니었는지 확실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동료에게 말을 걸었다.

"사실 어젯밤에 이상한 것이 ..."라고 말하자

동료가

"그만둬! 녹색 난쟁이 이야기겠지. 기분 나쁘니까 그만둬!"라며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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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화. 괴담의 불가사의(怪談之怪, 괴담지괴, ※ 역주1)


"괴담의 불가사의"라는 괴담 살롱 같은 모임을 결성했다.

발기인은 작가의 쿄고쿠 나츠히코 씨, 『환상 문학』의 편집장 히가시 마사오 씨,

그리고 『신미미부쿠로』의 저자, 즉 우리 두 사람을 합쳐 총 네 명.

이 멤버들은 괴담을 애호하는 작가나 탤런트, 연구가나 영상 작가들을 초대하고, 

괴담을 말하고 듣는 취향인 것이다.


그 두 번째 모임.


이때는 네 명 외에 작가 R씨, 만담가 K선생도 모시고

도쿄 야나카(谷中)의 여관에서 세 시간에 걸쳐 괴담을 선보였다.

TV 카메라가 들어갔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진행하던 CS 위성방송 프로그램의 촬영팀이 들어간 것은 아니다.

카메라는 2대, 스태프도 두 명만 있는 간소한 촬영이었다.

모임도 무사히 끝나고, 디렉터 N씨는 오사카에 가서 편집 작업을 시작했다.

"이상한 일이 있었다"라고 그 N씨에게 후에 전화를 받았다.


모임 맨 처음에 나 자신이 교토에서 체험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여기에서 자세한 내용은 쓸 수 없지만, 

나를 포함한 촬영팀이 여자 유령이 머무르고 있다는 아파트에 가기로 했다가 가지 못했다는 체험.

이때 우리의 동향에 대해 자세히 그 유령이 알고 방해를 했었다는 뒷맛이 나쁜 이야기였다.

N 씨가 비디오를 편집하고 있을 때,

"그 유령 아파트가 말이죠 ......"라고 내가 말하고 있을 때,

치직, 치직하고 화면이 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문득 화면이 어스름하게 흐려지는 것이다.

'어라, 뭐지?'하며 여러 번 재생해도 그 부분만 화면이 흔들려서 흐려졌다. 

카메라는 삼각대를 사용해서 촬영했고, 자신이 직접 담당하고 있었다.

이런 실수를 할 리가 없었다.

또 다른 카메라에 들어 있던 비디오테이프를 확인했다.

역시 내가 "그 유령 아파트가 말이죠 ......"라고 말하는 장면이 되면

역시 치직, 치직하고 화면이 흔들리고, 이쪽은 소리가 부스럭부스럭하고 소음을 냈다.

그리고 그 유령 아파트 이외의 에피소드가 되면 갑자기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카메라도 삼각대를 사용했고, 

이쪽은 사람이 붙어있지 않고 그냥 구석에 설치해둔 디지털카메라였다.

즉 이쪽의 카메라도 움직일 리가 없었다.

다른 한 장면, 그 여자에 관한 인연 같은 이야기를 내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을 때,

또다시 화면이 흔들리고 음성에 노이즈가 부스럭부스럭하고 들어갔다.

'한 대는 영상이 제대로 안 찍히고, 

다른 한 대는 음성에 소음이 들어가는 사태였던 것 같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 대는 콘센트로 연결하고, 다른 한 대는 배터리 전원을 썼다.

즉 동시에 두 대의 카메라가 이상해진 것은 전기적으로 동시에 이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대는 각각 콘센트, 배터리 전원을 사용했다.

즉 전기 계통이 서로 다르므로, 전기적인 문제로는 생각할 수 없었다.

디지털 편집을 이용해서 네 시간에 걸쳐 복구 후 어떻게든 얼버무렸다고 N씨는 말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편집기의 상태가 이상했던 것 같다.

본 장면을 편집할 때가 되면 

"그 유령 아파트가 말이죠......" 직전에 '번쩍,'하며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N씨는 

"사실은 촬영 전 날, 주제가 주제인지라 전날 밤에 제단에 술을 올리고 욕실에서 목욕재계했어.

그래서 저것으로 끝난 걸 거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라고 말했다.




※ 역주1

괴담지괴 : 怪談之怪  kaidan no kai

1999년 1월 13일, 도쿄 분쿄(文京)구 네즈(根津)에 있는 여관에서 발족하였으며

'괴담을 듣고, 말하고, 즐김'으로써 괴담문화를 부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일본어 발음이 '카이단노카이'로, '괴담회(怪談の会)'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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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화. 리카코(りかこ)


리카코


이 에피소드는 TV 등에서도 소개되어 유명해진 것이다.

우리는 우연히 그 사건을 사흘 후에 취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저주의 비디오를 소재로 한, 

그 대히트 영화(※ 역주1)의 파트2의 촬영 중에 일어난 것이다.


미우라 반도에서 촬영을 갔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시나리오에서 "사이노카와라(※ 역주2)"의 장면.

촬영 준비에 직원들이 해안에 있는 동굴에 소도바(※ 역주3)와 지장보살 님을 세팅했다.

그런데, 동굴 속에 한 아름이나 되는 바위가 있었다.

아무래도 이 바위는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몇 명의 직원이 바위에 손을 대자, '쭉-'하고 옆으로 움직였다.

자연적인 돌이 아닌 바닥이 잘라낸 것처럼 편평하고, 

또 하나의 넓적한 바위 위에 의도적으로 놓여 있었던 것이라고 처음부터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촬영 전에 스태프들이 작업하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불러 세우는 느낌이 들어서 뒤돌아봤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또 부르는 것 같았다.

아무도 없다. 

그런 일이 계속되었다.


본 촬영이 시작되었다.

밤, 손전등을 들고 주인공의 여성이 노인에게 사이노카와라를 안내하는 장면.

"레디, 액션!"하고 감독의 호령이 울렸다.

배우가 동굴의 안쪽을 향해 간다.

화면의 앞은 바다.

그런데, "좀 조용히 해요"라고

녹음 담당 K씨가 뒤돌아서서 스태프를 노려보았다.

"어,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본 촬영에서 떠드는 스태프는 없다.

"아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마이크에 담겼다구요"라는 K씨.

"떠들지 않았다니까요"라며, 모두 그것을 부정했다.

그러면, 하고 그 녹음테이프를 들어보자는 것이 되었다.

순식간에 현장 스태프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며칠인가 지나서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게 되었다.

여배우 Y씨가 세트에 들어갔을 때, 

녹음 담당 K씨가 "Y씨, 잠깐 이거 좀 들어보실래요?"라고,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그 테이프를 들었다고 한다.

"뭔데요?"라며 헤드폰을 귀에 붙였다.

파도 소리가 났다.

"바닷소리네요"

이 장면에 대사는 없었다.

다만 마이크는 바다의 소리를 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바다 밑에서 많은 신음 소리가 울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부글부글부글....., 부글부글부글......하고 소리가 났다.

사람이 입을 벌린 채 바다에 가라앉는 이미지가 솟아올랐다.

입안에 바닷물이 흘러들어, 괴롭게 허덕이고 있다......

"뭐야, 이것은 ...... 기분 나빠"

Y씨가 그렇게 말한 직후, 헤드폰을 통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카코"


이 영화에서 형사 역을 연기한 I씨도 이를 들었다.

I씨는 처음엔, 바다 밑에서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어수선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 목소리만 들렸다고 한다.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른다.

단지 "......그래요"

"......그렇지"라는 뒷말만 들렸다.

"뭐야, 이거?"라고 생각하는 직후에 

"리카코".


그것은 여성의 이름을 부르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실은 I씨, 이것은 미우라 반도에서 찍은 씬인데요 ......"라며, 

먼젓번 촬영 중에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마이크는 바다를 향하고 있었고,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될 상황이 아니었다.

또, 실제로 본 촬영에서 말할 것 같은 스태프도 없었고, 그런 사실도 없었다.

그 말을 들은 I씨는 '그래서 일까......'하고

생각하며 짚이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이 장면이 미우라 반도에서 촬영된 때, 

촬영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가족과 바비큐 파티를 했다.

마침 그곳 역시 미우라 반도였다고 한다.

그때가 문득 떠 올렸다.

"그래, 오늘, 이 근처에서 촬영한다고 했었지. 맥주라도 사 들고 찾아가 볼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머리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기분이 좋지 않아서, 이날은 그대로 돌아갔다고 한다.

I씨는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뭔가, 그쪽으로는 가지 마라, 라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동굴에서의 촬영이 끝났을 때

"혹시 그 돌 때문이 아닐까?"라고 누군가가 말을 꺼냈다.

동굴 안에 있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그 돌이다.

"저것은 누구의 무덤이거나, 무엇인가를 봉인해둔 돌인지도 몰라. 

그것을 움직였기 때문에 이상한 일이 일어난거야 ......"


본래라면 지친 몸을 이끌고 바로 돌아갔을 텐데, 

스태프들을 총동원해서 두 시간 정도 걸려 그 바위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렸다고 한다.


덧붙여서, 이 영화의 각본가 T씨에 따르면,

"리카코"라고 하는 불가사의한 목소리는 사실, 다른 한 장면에도 들어가 있다고 한다.




※ 역주1

저주의 비디오를 소재로 한 대히트 영화 : 링2



※ 역주2 

사이노 카와라(さいのかわら[賽の河原])

죽은 아이가 저승에서 부모의 공양을 위해서 돌을 쌓아 탑을 만든다는 삼도(三途)내의 모래 강변.

아이가 쌓는 족족 악귀는 이것을 부순다 함.

  * 삼도(三途) : 세 길로, 죄를 지은 결과로 태어나서 고통을 받는 곳. 

    곧 지옥(地獄) • 아귀(餓鬼) • 축생(畜生)을 말함.



※ 역주3

そとば[卒塔婆·卒都婆·率塔婆] 

[불교]솔도파(率堵婆).

불사리(佛舍利)를 안치하는 탑.

죽은 사람의 공양·추선(追善)을 위하여 범자(梵字)나 경문 구절 따위를 적어 묘지에 세운, 

위가 탑처럼 뾰족하고 갸름한 나무 판자.(=そとうば)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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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발생 또는 신미미부쿠로 정식발매시 삭제합니다.


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제 76화. 비치는 것


여배우 Y씨의 체험이다.

7, 8 년전에 영화에 출연했다.

절반정도는 자체제작으로 만든 독립영화지만, 

완성 후엔 해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도 수상한 작품이다.

그 촬영중의 일이다.


가와사키시의 후타코신치의 폐병원에서 촬영을 했다.

목조로 된 굉장히 낡은 건물로, 복도와 계단의 폭이 이상하게 넓어 독특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현장 스태프는 여섯 명 정도로, 출연자도 이때는 Y씨 혼자인 소규모였다고 한다.

병동 복도에서의 촬영.

Y씨가 복도의 모퉁이에 섰다.

Y씨를 찍기 위해 스태프는 모두 카메라 뒤에 서서 스탠바이 했다.

그런데, 복도 저편에 누군가가 있었다.

직접 사람이 보인 것은 아니지만, 담배 연기가 '후우-'하고 복도 구석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왠지 Y씨는 그것이 팔짱을 낀 채 담배를 물고 

"흥!"과 같이 건방진 태도를 취하고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치 곁눈질로 힐끗, 이쪽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어라, 스태프가 늘어난 것일까......'하고 Y씨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 장소는 본 촬영 때 카메라에 비치는 곳이었다.


"찍혀요, 거기는"하고 Y씨는 그 남자가 있는 쪽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담배 연기만 다시 이쪽으로 '후우-'하고 뿜어왔다.


"몸은 안나와도, 연기가 이쪽으로 나오고 있어요, 그만두세요"라고 말해도, 

또 다시 '후우-'하고 담배 연기만이 뿜어져왔다.


마치 바보가 된 기분 이었지만, 본 촬영이 시작되면 직원도 주의 할 것이고, 

그러면 다른곳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 촬영이 되어도 누구도,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럴 터이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장소로 촬영 장면 옮겼다.


같은 병원에있는 병실.

Y씨가 바닥에 털썩 앉아 권총을 가지고 노는 장면.

Y씨의 배후에는 유리창을 위로 밀어 여는 타입의 낡은 창문이 있었다.

"레디, 액션!"

감독의 목소리가 울리고, 카메라가 돌기 시작했다.



편집 작업 때의 일이다.


"앗, 이런게 찍혔네!"과 편집기를 들여다보고 있던 담당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뭐가요?" 라고 감독이 묻자

"유령이예요"라고 말했다.

필름 편집기에 붙어 있는 작은 화면에, 

거기에 귀신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만한 어떤 것이, 비디오 모니터에 비쳐 보였다. 


Y씨의 뒤에 찍힌 창문. 

유리창이 들어 올려져 있고 거기에는 녹색 나무와 하늘이 보여야 하는데……. 


얼굴이 찍혀 있었다. 

열려있는 창틀 가득히, 거대한 두 눈. 

눈 사이에는 코도 있었다. 

그 눈이 벽에 기대어 서 있는 Y씨 쪽으로 시선을 내리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Y씨도 그것을 봤다고 한다. 

"으악, 이거 완전 얼굴 아냐!"라고 무심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부분은 OK 컷이었지만, 본 영화에서 제외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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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5화. 욕조 안


도내 하우스 스튜디오에 어느 비디오 촬영팀이 들어갔다. 

촬영 중인 작품에는 조장이 죽는 장면이 있어서, 촬영용 혈액이 대량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미술감독이 혼자 스튜디오를 더럽히는 안된다며, 욕실의 욕조에 들어가 

하나 하나 직접 혈액이 들어간 파우치를 만들고 있었다.

거기에 주연 배우의 매니저 E씨가 와서 

"우와 하고 있구나"라며 그 욕실을 들여다봤다. 

"으악!" E씨는 무심코 소리를 냈다. 


여성 미술감독이 욕조에서 묵묵히 작업하고 있었지만, 

E씨의 목소리에 문득 고개를 들어 "무슨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당신 옆에, 있어요"라고만 말해서, 

굉장히 기분이 안좋았기 때문에 E씨는 그곳에서 눈을 돌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들어있는 욕조 안에 사람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몇 명이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않지만, 앞쪽에 있던 것은 나이든 남자로, 

욕조의 가장자리에 손을 대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좁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지만, 목욕을 즐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 사람들은 투명하게 비치고 있어서 뒤에서 작업하고 있는 미술감독도 잘 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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