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번역이므로

저작권 문제 발생 또는 신미미부쿠로 정식발매시 삭제합니다.


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네번째 밤(第四夜)
키하라 히로카츠(木原浩勝), 나카야마 이치로(中山市朗)
카도카와 문고(角川書店)


제 92화. 산의 목장 -세 번째-


처마로부터 뒤의 절벽을 향해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대로 절벽 비탈을 타고 질질 아래로 떨어졌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절벽 아래를 지날 때 기묘한 것을 보았다.

절벽 측면을 따라서 수도관이 한 개 이어져 있었다.

건물 어딘가에서 물을 끌어가는 것이다.

이 파이프 중간이 갈라져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덕분에 아래쪽 땅이 큰 물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파이프는 완만한 각도로 위로 뻗어 있어서, 이것을 따라서 걸어갔다.

문득 봤더니 파이프 끝이 깨져서 사라져 있었다.

원래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파이프의 끝부분과는 30cm 정도의 공간이 비어있었다.

'이런,'하고 생각했다.


"파이프 위쪽으로 떨어진 그 앞쪽 파이프는 만져 봐도, 물기가 없어.

어디를 만져봐도 바싹 말라 있어.

그런데 여기에서 불과 2~3m의 파이프 아래에는, 

확실히 물방울이 뚝뚝 흐르고 있어.

이 물이 위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걸까?"라며 U군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U군이 수도관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수도계량기를 봤다고 한다.

이곳의 수도 요금을 누군가 내고 있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주차한 곳 근처에 콘크리트로 된 변전실 같은 것이 있었다.

철문에 사슬로 열쇠가 걸려 있었지만, 

안에 바로 옆에 있는 전봇대로부터 한 개의 전선이 뻗어나와서,

그대로 저 2층 건물 2층 부분에 연결되어 있었다.

변전실 안에서는 '부웅-'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작동하고 있었을 것이다.


수도도 전기도 살아 있다는 것은 최근까지 사람이 있었던 걸까?

계단이 없는 2층 건물 옆에 목조 단층집이 있었다.


미닫이문이 있었다.


그 위에도 신사의"부적"이 붙어있었다.

'드르륵'하고 그 문을 열었다.

"뭐야 이건!"

안에 들어간 네 명 모두 소리쳤다.


방 한가운데에 바닥에서만 2m 가까운 높이의, 

둘레는 어른 둘이서도 껴안지 못할 어떤 "바위"가 있었다.

원래부터 여기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마룻바닥이 돌의 무게 때문에 무너져있었다.

어떻게 들여놓았을까?

돌이 건물의 입구보다 훨씬 컸다.

마룻바닥을 만들고 돌을 옮겨놓은 것은 틀림없었다.

무엇을 위해서?


바위 윗부분은 테이블같이 되어 있었다.

커피 접시에 밥그릇을 올린 것이 몇 쌍, 

한 개의 젓가락과 포크, 일본술의 술병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이상한 조합의 "소꿉놀이" 흔적을 연상시켰다.

아이의 키가 닿는 높이가 아니었다.


또한 이 바위는 이 산 것은 아니었다.

강물에 씻겨진 것 같은, 약간 광택이 있는 바위였다.

그밖에는 철제 사무용 책상과 의자가 두 개씩.

선이 끊긴 전화기가 하나.

먼지가 쌓여 있었다.

여기에도 "부적"이 벽과 천장에 대량으로 붙어 있었다.

어느새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우리 네 사람은 말없이 차로 돌아와 산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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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1화. 산의 목장 -두 번째-


동서로 뻗은 외양간이 두 채.

남북으로 뻗은 다른 한 채의 건물이 있었다.


2층짜리 건물.

1층에는 문도 없이, 그냥 콘크리트로 주위를 둘러 싸놓은 창고 같은 구조였다.

외양간과의 연관 지어 생각하면, 

이곳은 소의 사료 등을 저장하기 위한 곳이지만,

여기에도 지푸라기 하나 없었고, 그 대신에 쌓여있는 물건이 있었다.


하얀색 가루의 산.

석회였다.

대량의 석회 더미가 두 개...

무엇에 쓰는 것일까?


건물의 2층 부분을 올려다봤다.

창문이 두 개 있었다.

그 아래에는 차양막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마루로 된 천장이 보였다.

다다미방이 있는 것일까?

어쨌든 2층은 사람이 사는 구조같아 보였다.

1층이 창고.

2층이 직원의 주거용.

그런 것이겠지.


"위층에 올라가 볼까?"

내가 호기심에 휩싸여 말했다.

'좋아,'라며 다들 계단을 찾았다.


계단? 


계단이 없다.


'없어?'


"계단이 없다니, 그럴 리 없잖아. 2층에는 방이 있다구"


그러나 1층을 아무리 찾아도 계단이 없다.


물론 계단을 내리는 곳도 없었다.


1층은 어디까지나 보통 단층집 천장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정말 어디를 찾아도 없는 것이다.

혹시 비상계단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밖을 빙 돌아봤지만, 역시 없다.

그럼 그 2층은 무엇일까?

2층의 방을 보고 싶다는 맹렬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혼자라면 위협을 느꼈겠지만,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건물 뒤편은 절벽이었다.

이 절벽을 오르면 거기서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처마로 뛰어내릴 수 있다.

그리고 처마에서 2층 창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절벽의 높이는 딱 좋았다.


"저기서 건물의 처마로 뛰어내리자"

모두 절벽을 기어올라서 '통,'하고 뛰어내렸다.

2층의 뒤쪽에도 창문이 하나 있었다.

쉽게 열렸다.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복도였다.

이 마루 복도가 이상했다.

보통 2층의 복도라는 것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이 복도 역시 계단으로 이어져 있지 않았다.

오른쪽에는 방으로 이어지는 나무문이 있을 뿐.

왼쪽은 그대로 구석 쪽으로 L자로 구부러져 있었다.

그 앞은, 그대로 안쪽 벽에 부딪힐 뿐.

계단은커녕 이 복도는, 방과 방 사이를 잇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2층 건물에 확실히 계단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세워져 있는 상황에서 도면을 그린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세운 업체도 있을 것이다.

이래서야 건축결함이 아닌가.

여기에서 인간이 생활할 수 있을까.

막다른 곳에 있는 나무문.

여기에 그 해답이 있을까?


앞장서서, 사진사 U군이 그 문을 열었다.

6장 정도의 다다미방이 눈에 나타났다.

계단도 없이 창문밖에 없는 2층에 어떻게 옮긴 것인지, 제대로 다다미가 깔려 있었다.

벽장도 있었다. 

벽장의 장지문이 두 장, '콰당,' 넘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장지문과 다다미 사이에 히나인형(※ 역주1)이 두 개,

하카타 인형(※ 역주2)이 한 개 끼어 있고,

세 개 모두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밖에도 둘, 셋의 단발머리 일본 인형이 역시 다다미 위에 나동그라져서,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벽장은 텅 비어있었다.

그런데, 기묘한 것이 있었다.

신사의 부적이었다.

방 가득히, 수백 장 단위의 엄청난 양의 부적이

벽, 바닥, 그리고 천장에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다.

한장 한장 정성스럽게 풀을 듬뿍 묻혀 예쁘게 공기를 뺀 상태로,

게다가 다다미의 끝부분하고, 벽과 천장의 경계선까지 붙어 있었다.

그것도 같은 신사의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 전국 각지에서 모아왔다고 생각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다양한 형태와 문자의 부적이 있었다.

방구석에는, 붙이고 남은 것인지, 부적 묶음이 몇 묶음이나 놓여있었다.

이것들 대부분도 새것에 가깝고, 빛바랜 부적이 없었다.


"K양은 오지 마!"

기록원 여성을 제지하는 U군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온 문에 가까이 있던, 나무 미닫이 장지문이 두 개 빠져 있었다.

그 장지문에 흰색 페인트로 글자가 갈겨쓰여져 있었다!


"살려줘"


그것을 본 순간, 모두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장난일까, 아니면 어떤 사건의 흔적일까?

누군가가 여기에 감금되어 있던 것일까?

그런 것이 떠올랐다.

계단이 없는 것은 그것 때문인가?

이 흰색 페인트는 산길 가장자리에 있던 드럼통에 쓰여 있던 것과 같았다.


"앞으로 30m" 


"앞으로 20m"


...

...



"종점"



"여기, 뭔가 있었던 거야!"


오싹한 공포감이 덮쳐왔다.


"나가자!"



이 여섯 장짜리 방문은 지금 우리가 들어온 문으로 

그 "살려줘"라고 쓰여 있는 장지문 이외에는 벽장과 벽이 있을 뿐.


장지문을 열면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를 따질 여유도 없었다.

다시 복도로 돌아갔다.

이 복도는 아무 데도 갈 수 없다.

L자로 구부러져 벽에 부딪힐 뿐이다.


밖으로 나오려면 들어온 창문으로 빠져나올 수밖에 없다.

창문에 다리를 걸치고 처마로 나왔다.

그리고 그대로 처마에서 건물의 2층 부분을 돌아보았다.

여전히 아래로 내려가는 비상계단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시 계단은 어디에도 없었다.

처마의 앞쪽으로 나갔다.

붉은 외양간이 있는 쪽이다.


여기에도 창문이 있었다.

창문은 여섯 장짜리 방의 일본식 창문과는 또 다른 방의 창문이었다.

이것이 그 "살려줘"라고 쓰여 있었던 장지문 반대편에 위치하는 방의 창문이다.

나는 이 방을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다다미 네 장 정도의 마루가 있었다.

2층은 여섯 장짜리 다다미방과 네 장짜리 마루로 구성되어 있었다.

저 이상한 복도는 이 네 장짜리 방의 건너편을 L자로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도 여러 개의 인형이 천장을 향해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두꺼운 의학서적이 한 권.


그리고 의미불명의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이 방 사면의 벽 중 한 쪽면이 "살려줘"라고 쓰여 있었던 장지문 쪽,

다른 한 면은 지금 내가 들여다보고 있는 창문 쪽.

그리고 정면과 오른쪽에 있는 흰색 회반죽 벽에는 본 적도 없는 이상한 문자가 빽빽하게 쓰여 있었다.

그 문자는 바닥에서 1m 2~30cm의 높이, 폭은 2m 정도로

가로로 양면 벽의 끝에서 끝까지 빽빽하게 몇 줄에 걸쳐 띠처럼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문자,라고 해도 좋은걸까.

직선, 원, 삼각, 사각 등 복잡한 집합체였다.

게다가 무슨 법칙이 있는 것처럼 ...

단순한 낙서치고는 너무나 복잡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확하고 미세한 기하학적 문자는 사인펜 같은 것으로 적혀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는 아무렇게나 쓰는 것 같지만,

전체를 보면 띠에서 벗어나지 않고

평행을 유지하면서 벽 한 면을 가득 채웠다.

이 "문자"는 벽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내가 들여다보고 있는 창문에서 손을 펴면 닿을 곳에,

은행에서 받은 무지 메모장이 한 권 떨어져 있었다.

(은행 이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주웠다.


손으로 휙휙 넘겨 보았다.


벽에 있는 것과 같은 글자가 빽빽하게 쓰여있다.

무지 메모장일 텐데도 이상하게도 정확히 평행으로 쓰여 있다.

게다가 손글씨의 거친 손맛도 남아 있다.

그것이 첫 페이지부터 끝없이 있었다.

벽을 고스란히 담은 것 같다.


마지막 페이지를 보았다.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메모장을 닫았다.

그 페이지에는 유일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인체도.


서투른 그림이었다.

하지만 인체의 곳곳에 표가 붙어있고, 그것을 설명하는 듯한 문구가 기록되어 있었다.


'사람? 사람에게 무슨 목적이 있지? 여기는 목장 아닌가?'

다시 두꺼운 의학서적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흩어져 있는 인형들...




※ 역주1

히나인형 : ひなにんぎょう [ひな人形·雛人形]

히나마츠리(ひなまつり)의 제단에 진열하는 작은 인형들

 * 히나마츠리(ひなまつり) : 매년 3월 3일. 여자아이의 날.



※ 역주2

하카타 인형 : はかたにんぎょう [博多人形]

유약을 안 바르고 구운 다음 호분을 발라 채색한 점토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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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0화. 산의 목장 -첫 번째-


십몇 년 전의 일.


나는 대학 졸업 작품으로 영화를 찍고 있었다.

쇼와 30년대(1950~60년대)의 시골 여름의 분위기를 

흑백영화 16mm 필름에 담으려고 

감독인 나, 스태프, 출연자 총 스무 명과 함께, 

효고 현의 내 고향에서 1주일 정도의 현지촬영을 했다.


촬영이 거의 끝나고, 관계자 대부분이 오사카로 돌아오는 날, 

나와 카메라맨 U군, 스크립터 K양 세 명만 남았다.

영화의 드라마 부분은 이미 다 찍었지만, 삽입용 풍경을 몇 컷 더 찍으려던 참이었다.


우선 필요한 컷은, 마을을 바라보는 조감도.

원래부터 산속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산의 상당히 높은 곳에서 찍어야 했다.

현지친구 F군이 차를 내주고, 네 명이 높은 곳을 찾아 산길로 향했다.

그러나 좀처럼 좋은 위치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돌아갈까,'라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포장되지 않은 좁은 산길을 발견했다.

"올라가 볼까?"라며 F군은 핸들을 꺾었다.

차는 스카이라인(※역주 1).

그 양쪽에 잔디와 억새가 솨아아아아아하고 스쳐 지나갔다.

도로 상태도 나빴다.

하지만, 이 오솔길은 확실히 어딘가의 정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모두, '이번에는,'하는 기대로 가슴이 부풀었다.


한참 동안 달리고 있는 사이에 점점 불안해졌다.

가도, 가도, 그 길은 구불구불 굽어 있을뿐, 길의 너비도, 상태도 변하지 않았다.

어떤 산으로 향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차가 지나갈 수 있으니까 임산도로(林道)가 아닐까 했지만, 

그렇다면 반대편에서 차량이 오면 피하지 못한다.

"이건 안돼, 되돌릴까?"라고 F군은 말했지만, 

그렇다고 U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도로 폭이 조금 넓어졌다. 

길가에 이상한 물건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드럼통이었다.

거기에 하얀 페인트로 


"앞으로 30m"

라고 적혀 있었다.


"앞으로 30m...는, 뭘까"라고 말하는 나.

"앞으로 30m에서 길이 끝나는 걸까?"라는 F군.

"그러면, 거기에서 U턴해서 돌아가자"

그러자 또 드럼통이 보였다.


"앞으로 20m"


구불구불한 산길 저쪽에 다시 드럼통이 보였다.


"앞으로 15m"


또 있었다.


"앞으로 10m"



"종점"

이라는 드럼통이 보였다.


그것이 길 한가운데에 있어서, 

그 이상 지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지만, 길은 앞으로 계속되고 있었다.

"내려서 둘러볼까?" 네 명이 차에서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산 정상이었다.

거기에 평지가 있었다.

초원이 펼쳐지고, 그 주위를 울창한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녹색 저편에 빨간 지붕이 보였다.


이런 장소에 건물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는 집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크고 긴 건물.


불가사의한 광경이다.

"이런 산 위에, 뭘까?"

모두 그런 흥미가 생겨서, 슬금슬금 그 건물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것은 외양간이었다.


붉고 기다란 양철 지붕.

그것이 두 채,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봤다.

중앙의 통로, 그 좌우에 새것처럼 반짝반짝한 울타리, 

배설물을 흐르게 하기 위한 긴 도랑.

근처에 인기척은 없었다.


"여기는 목장일까?"

"경영 부진으로 망한 것일까"하고, F군이 말했다.

"이런 훌륭한 목장이 이런 곳에 있었어? 있으면 현지 사람은 알고 있었을 텐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확실히 이상하다.

외양간임은 분명했지만, 우선 소를 길렀던 흔적이 없었다.

울타리는 아주 새 것처럼 녹 하나 슬지 않았다.

안에는 지푸라기 하나 떨어져 있지 않고, 도랑에는 배설물이 흘렀던 흔적도 없었다.

바닥의 ​​콘크리트도 깨끗한 상태였다.

전체적으로 무기질의 썰렁한 형식뿐인 외양간 같은 느낌이었다.


"어이, 지붕이 이상해!"라는 U군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지붕을 올려다보았다.


양철 지붕의 끝부분에 깨끗한 반구형의 구덩이가 움푹 패여 있었다.

그 지름은 2m 정도 될까.

구덩이의 바닥이 갈라져서 채광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 구덩이는 무엇일까.

마치 콘크리트를 부수는 쇠 구슬 같은 것을 지붕 위에서부터 쿵 떨어뜨리고,

바닥이 완전히 뚫리기 직전에 멈추고 끌어 올린 것 같은 상태였다.

그러나 그런 큰 콘크리트 파쇄기가, 이런 곳에서 작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좁은 길을 올라왔다.

밖으로 나가봤다.


그 구덩이가 있는 외양간의 모서리 중앙부에서,

철골이 콘크리트를 뚫고, 깨끗한 곡선을 그리며 돌출되어 있었다.

지붕에 가까운 쪽도 땅에 가까운 쪽도, 콘크리트에 이상은 없었다.

중앙부의 철골만 벽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돌출되어 있었다.

지붕에 가까운 측도 지면에 가까운 측도 콘크리트에 이상은 없었다.

중앙부 철골만 벽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벗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끌어당긴 것처럼 오는 것으로 "<"모양으로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마치 "Ω"이라는 글자를 옆으로 눕힌 것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또, 외양간 벽을 향해서 두 개의 바퀴 자국이 있었다.

그 바퀴 자국의 주인이 있었다.

한 대의 중형 트랙터가 전복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것도 이상했다.

이 트랙터는 자국을 남기며 외양간에 가다가,

갑자기 타이어를 위로 향하며 누워진 상태였다.

즉 이 트랙터는 달리다가 뭔가에 올라탄 듯이 뒤집힌 것이다.

트랙터에서 벽까지 불과 30c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무엇에 올라탄 것일까?

근처에는 트랙터의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면 크레인 같은 외부의 힘으로 뒤집힌 것일까?

하지만 트랙터 바퀴 자국은 있어도 다른 바퀴 자국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불가사의하게도 이 트랙터는 자신의 바퀴 위에 깨끗하게 뒤집혀 있었다.

그것보다 이 트랙터도 어떻게 이 산까지 온 것일까.

양철 지붕의 구덩이, 튀어나온 철골, 

전복된 트랙터, 뭔가 터무니없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저기는 뭐야?"

두 채의 외양간 사이에 1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있었다.

철로 된 문을 바로 열었다.

무슨 실험실 같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속 기계가 중간에 있고,

(어떤 기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개의 팔 같은 것이 달린 큰 것이었다)

벽은 선반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선반의 유리문은 모두 깨져있고, 

그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 같은 플라스크, 비커, 시험관 등이 

모두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바닥에는 유리 파편.

이래서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부서지지 않은 멀쩡한 유리 기구가 한 개도 없었다.

"뭔가 이상해" 누구랄 것 없이 그렇게 말했다.


혹은 내가 말한 것일지도 모른다.




※ 역주1

스카이라인(Skyline) : 일본 닛산자동차의 자동차 종류중 하나. 

(작품 연재시점인 1999년에서 십몇 년 전이므로 80년도의 사진으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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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 산의 목장에 관련된 열 가지 이야기

공개하면 저자의 신변이 위험해질 이야기도 제외하고 있다고 첫 번째 밤의 후기에 썼다.
그 하나를 앞으로 공개하려고 한다.
여기에 전개하는 기묘한 이야기는 저자의 실제 경험이기에, 오랫동안 봉인하고 있던 것이다.
이것을 공개하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

내 경험이 오랜 시간 동안, 제멋대로 부풀려져 나갔기 때문이다.
10년 정도 전, 이 이야기는 칸사이 지방의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되면서 큰 화제를 불렀다.
나는 체험 당시에는, 이 일을 남에게 말한 적은 있어도, 장소는 절대로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데 라디오의 사회자가,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인지, 
마음대로 장소를 교토의 오에 산(大江山)으로 특정지어버렸다.
그 직후 청취자들이 대거 오에 산에 몰려갔다고 한다.

또한 본문에서 있듯이, TV의 취재도 내가 떨어진 곳에서 펼쳐졌다.
그 이야기마다 원형이 무너져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중 오에 산에 해당하는 장소가 없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이야기 자체도 점차 희미해진 것이다.

최근 신주쿠 어떤 곳에서 괴담 토크쇼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이 이야기를 선보였다.
그러자 나중에 몇몇 손님들이 "그 이야기의 원형은 당신의 체험담이었나요?"라고 말을 걸어왔다.
그때 라디오 방송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많은 것 같다.

여기에 내 경험을 재현한다.
이제, 이것을 말해도 좋을 것이다.

금기를 깨고 말하는 이상, 가급적 상세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모든 것을, 여기에 나열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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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9화. 검은 남자들 -세 번째-


이벤트 회사의 H씨, N씨라는 사람이 

여러 가지 불가사의한 체험을 했다고 해서, 취재를 했었다.

이야기가 고조되었을 때 "검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순간에 두 사람이 창백해진 얼굴로,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요?"하고 묻자,

"'설마,'라고 생각합니다만, 

지금까지 그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이었다는 생각도 안 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것?"


그러자 두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사카에서 「꽃 박람회」가 개최되었다.

그때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들의 회사에 동료 A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벤트의 디렉터로, 이「꽃 박람회」에도 디렉터로서 참가하고 있었다.

이 A씨 라는 분은 둘도 없는 UFO 마니아였다.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UFO가 화제가 된다.

동료나 친구들은 제발 그만좀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A씨가 어느 날은 굉장히 들떠 있었다.

기어코 UFO 모선을 봤다는 것이다.

그것도 나타난 곳이 「꽃 박람회」의 회장 상공.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것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을 기점으로, 회장에 나타난 A 씨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일에 대한 집중력이 없었다.

우울한 채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A씨, 무슨 일이야? 힘이 하나도 없는데"라고 물어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을 뿐.


"A씨, 또 UFO의 정보 가르쳐 줘,"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평소의 A씨라면 아무리 우울해져 있어도, 그 한마디에 눈을 반짝이곤 했는데,

마치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이 '쑥,' 모두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일도 쉬는 날이 잦아졌다.


어느 날, H씨에게 A씨의 지인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A씨, 요즘 어떻게 된 걸까요. 뭔가 사람이 달라졌다니까요.

그토록 좋아했던 UFO 이야기도 통 하지 않게 되고..." 그러자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그게, 나도 궁금해서 A에 물어봤어요. '어떻게 된 거야?'라고.

그랬더니, 무슨 검은 놈들이 왔다면서 무서워하고 있어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나는 H씨에게 물었다.


"A씨는, 그 UFO를, 사진으로 찍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H씨가 말했다.

"글쎄, 거기까지는 듣지 않아서 모릅니다. 하지만, 아마도 찍었을 겁니다.

일 때문에 카메라를 항상 가지고 있었고, UFO를 본 것도 말하자면 직장이었고 말이죠"


그 이후로 얼마 후, A 씨는 이벤트 업계에서 몸을 빼고, 시골로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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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신미미부쿠로(怪談新耳袋) - 현대 백물어(現代百物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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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8화. 검은 남자들 -두 번째-


O씨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와는 자주 괴담을 이야기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그 이상한 검은 옷의 남자 이야기를 하자, 그는 대단히 흥미를 느낀 것 같았다.

O씨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요코하마의 회사에 취직했다.

회사의 신입 연수여행에 참여했을 때의 일.

밤,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는 분위기가 되어, 
모두가 한 편씩 괴담을 이야기했는데, 그는 T군의 이야기를 선보였다고 한다.
이때 한 명만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듣고 있던 여직원이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 그 여직원이 O씨를 따로 불렀다.
"아까 이야기, 정말이야? 누구에게 들었어?"라며, 조금 그 태도가 심상치 않았다.
"누구냐니, 대학 시절의 친구에게...... 도대체 왜 그래?"
"실은, 나에게도 있었다구, 그것!"
"에? 무슨 일?"
"나도, 당신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사실 그런 일이었는지는 몰랐어. 지금 처음 알았어"
라면서, O씨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친한 여자 친구와 둘이서만, 졸업 여행을 갔다고 한다.
행선지는 홋카이도.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어떤 책에, 홋카이도는 UFO 목격 다발지대라고 적혀 있었다.
즉 두 사람도, UFO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잡지의 부록에 있던 UFO 지도를 보면서 그 지점에 가보기로 했다.
조금 특이한 홋카이도 일주 여행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친구는 감이 좋은 아이여서, 어느 지점에 서서는
"저기"라던가 "지금, 저 산의 정상"하며 가리키곤 했다.
그 타이밍과 방향으로, 그녀는 카메라의 렌즈를 향하고, 셔터를 눌렀다.
상당수의 사진을 찍었다.
따로 UFO를 봤다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친구는 "분명히 몇 장에는 찍혀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며칠째인지 밤.

어느 호텔에 방을 예약했다.

친구는 온천탕에 들어가 있고, 그녀는 로비의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툭,'하고 어깨를 두드렸다.
뒤돌아봤더니, 키가 2m에 가까운 두 사람의 거한이 서 있었다.
검은 모자에 검은 정장, 검은 바지에 선글라스의, 검은색뿐이었다.
"A씨네요"라고 그들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지,'라고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나중의 일로,
그때는 두 사람의 색다른 복장에,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고 한다.

"당신, 요 며칠 동안 여러 가지 사진을 찍지 않으셨나요?
그 사진, 괜찮다면 저희에게 보여주시지 않겠습니까"
"엣, 사진말인가요..."하고 그녀가 말하자,
"사실은, 저희는, UFO 연구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실은 당신이 귀중한 것을 찍었습니다"
"아, 그래도 필름은 아직 현상하지 않았고, 오늘 찍은 것은 아직 카메라에 담겨 있는데..."
"괜찮습니다. 현상은 저희끼리도 할 수 있으니까요. 
자, 이제부터 함께 우리 연구소에 가죠"라며, 손을 붙잡혔다.

사실은, UFO 연구단체 같은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호기심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들의 연구소도 보고 싶고, 만약 UFO가 찍혀 있다면 전문적인 감정도 받고 싶었다.
그녀의 머리에 순간,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카메라가 들어있는 가방도 바로 옆에 있었다.
그러나 친구는 온천에 들어가 있었다.
"저기, 친구가 있어요. 그녀도 같이-"
"친구분이라면, 저희가 나중에 모시고 올 테니까, 자, 갑시다"라며 팔을 잡은 그때였다.

"가면 안 돼!"라고 소리를 지르며, 이쪽으로 달려온 친구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자, '스윽-'하고 남자들의 팔이 떨어져서, 그대로 두 남자는 호텔을 나가버렸다.
친구는 유카타도 제대로 입지 않고, '허억- 허억-'하며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라고 그녀가 말을 걸자 친구는,
"카메라, 그리고 지금까지 찍은 필름 꺼내!"라고 말했다.
말하는 대로 꺼내자, 카메라에서 필름을 꺼내고 전부 쓰레기통에 버렸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라고 물어도, 친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그것이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몰랐다,'고 그녀는 말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 나 오싹해졌어"라고.

사실 O씨도 T군의 이야기를 믿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야깃거리로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선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새파란 얼굴을 하고 겁에 질린 동료를 보고,
O씨 자신도 이 이야기가 정말로 무서워져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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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화. 검은 남자들 -첫 번째-



생각해보면 이것은, 내가 중학생일 때, 

어느 전학생에서 들었던 이상한 이야기가 발단이었다.


그 친구가 전에 있던 학교에 UFO를 세끼 밥보다 좋아하는 T라는 남자아이가 있었다고 한다.

UFO에 관한 잡지나 단행본은 대부분 가지고 있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하늘을 온종일 쳐다보는, 그런 아이였던 것 같다.


어느 날 등교하자, T군이 엄청 들떠 있었다.


"굉장한 걸 찍었어! 이건 정말 대단하다구! 

현상하면 너희들한테도 보여줄 테니까"


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무언가 자신만만한 T군의 손안에는 

필름 케이스에 담긴 미현상 필름이 있었다.

아무래도 UFO의 결정적인 사진을 찍은 것 같았다.

어쨌든 그날은 T군의 UFO 촬영 이야기로 시끄러웠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T군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수일 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T군이 행방불명 되어, 가족 측에서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

아직까지 T군의 모습을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 친구는 T군과 상당히 친하게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 어머니와 이야기를 해봤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T군이 사라지기 직전의 일이다.


그날 저녁쯤, 현관 앞에 낯선 남자가 T군을 찾아 왔다고 한다.

2인조의 남자.


현관문을 열러 나간 순간,

그 사람들의 이상한 모습에 오싹했다고 한다.

둘 다 2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장신.

검은 중절모에 검은 코트, 검은 바지, 검은 선글라스, 전신에 검은색뿐.



"T군은 있습니까?"하고, 그중 하나가 나지막이 말을 했다.

"아, 지금, 학교에 있는데요..."

"그렇습니까. 그럼 T군의 방에 안내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T군에게 중요한 물건을 맡겨 두었는데, 그게 급히 필요합니다."


두 사람은 대답을 듣지도 않고, 서슴없이 위로 올라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머니는 잠시 당황했지만,

바로 T군의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걸 봐서,

'역시 애가 아는 사람들이겠지,'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금방 남자들이 내려와서는

"실례 많았습니다."하고 돌아갔다.


그러고 나서 바로, T군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저기, 좀 전에 널 아는 것 같은 두 남자가 왔었어."하고, 

T군에게 말했더니

"에, 그런 사람, 난, 모르는데... 누굴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2층 방으로 갔다.


그 직후의 일이다.

"누구야, 내 방을 엉망진창으로 해놓은 녀석이!"

하며 몹시 화를 내며 T군이 내려왔다.

그리고 전화가 울렸다.

T군이 받았다.


그리고, T군의 얼굴이 순식간에 홍조를 띠며

"네? 정말요! 엣, 굉장해"라며 들떴다.

전화를 끊고 T군은 이런 말을 남기며 나갔다.


"엄마, 나 말야, 대단한 사진을 찍었어요. 그걸 잡지에서 실어준대요!

잡지사 사람이 역 앞 카페에서 기다리니까, 나 사진 가져갈게요."



그 이후, T군은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 이 영상은 해당 에피소드의 PSP 영상입니다.
   해당 자막도 제가 작업했습니다.
   성우분의 연기와 BGM이 가미되어 좀 더 몰입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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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6화. 미타카 상공

내 친구 중 M군이라는 남자가 있다.


10년 정도 전의 일일까, 

M군이 점심시간에 미타카 역의 길거리 소바 가게에 들어가면서,

가게 밖에 있는 식권 자판기에 돈을 넣으면서 문득 하늘을 보았다.

그러자 피라미드를 가늘고 길게 늘인 것 같은, 은빛으로 빛나는 원뿔형 물체가 떠 있었다.

하늘에 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비교할 물건이 없어서, 확실한 크기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꽤 큰 물체인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것이 천천히, 빙글빙글 회전하는 것이다.

회전하는 물체의 바닥이 살짝 보였고, 그것은 원뿔이 아닌, 사각뿔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낮에 일어난 일.

태양이 바로 위에 있고, 그 태양 빛을 받아서, 

M군을 향한 표면이 '번쩍'하고 하얀색으로 빛났다가 꺼지고, 

다시 다음 면이 모습을 나타내고, 번쩍 빛났다.

M군은, 손에 쥔 돈을 자판기에 짤랑, 짤랑하고 넣으면서 "굉장해!"라며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촤라라락-'하고 자판기에서 거스름돈이 나왔다.


순간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앗, 나, 뭘 먹으려고 했었지?"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돈을 넣고, 식권 버튼을 눌렀다.


식권을 손에 들고

'그것은 아직 떠 있을까?'하며 하늘을 보자, 여전히 떠 있었다!


'이건 굉장해, 이건 굉장해'하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굉장해, 굉장해'

흥분한 채로 M군은 소바 가게에 들어가 튀김 소바를 주문했고,

창문 가까이에 서서 하늘을 보자 그것은 여전히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었다.


곁눈질로 그것을 보면서 허겁지겁 소바를 입에 털어 넣고, 돈부리까지 남겼다.


'모두에게 말해야 해'라고 생각해서, 

노렌(暖簾, ※ 역주1)을 활짝 넘기며 밖으로 나오자, 

그것은 사라졌다고 한다.




※ 역주1

노렌 : のれん[暖簾]

상점 입구의 처마 끝이나 점두에 치는 (상호가 든) 막; 포렴(布簾).

가정에서도 주방 등에 걸어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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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5 화. 빌딩의 창문


3년 정도 전의 일.
K씨는 도쿄의 대학에 다니고 있었지만, 
여름 방학에는 시골로 돌아가곤 했다.
밤,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물건을 사러 나갔다.

집으로 돌아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있을 때, 
전방 아득히 먼 저쪽의 밤하늘에 낯선 물건이 있었다.

엄청난 수의 창문.

마치 초고층 빌딩이 바다에 우뚝 세워져 있어서,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창문의 빛이 보이는 듯한 광경.
"엄마, 저런 곳에, 빌딩 같은 건 없었죠?"
"어머, 뭘까......" 하며,
어머니와 함께,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 가로, 세로로 나란히 있다고 생각했던 빛의 간격이,
마치 호흡하듯 천천히 열렸다, 닫혔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빌딩으로 보이는 것 자체가 
'쓱-'하고 옆으로 이동했다가,
'휙,'하고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역시 빛이 천천히 열렸다 닫히곤 했다.
굉장히 불가사의했기 때문에 계속 보고 있었다.

5분 정도 보고 있었지만,
결국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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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4화. 햇볕에 탄 커플


어느 커플이 즈시(逗子)로 드라이브를 갔다.


밤의 해변에 내려서, 단둘이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바다 쪽에서 빛이 다가왔다.

"뭐야? 이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이 커다란 반짝이는 빛의 덩어리가 되어서 가까이 다가왔다!

시야 가득히 빛이 퍼졌다.


"앗, UFO다!"라고 생각한 순간, 

벌써 아침이 되어 있었다.


"엣, 아침?"하고, 둘은 동시에 깨달았다.

확실히 방금 전까지 밤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날아가 버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동시에 몸이 식어버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까, 분명히, UFO를 본 거구나"

"응 ......"

그 순간, 왠지 무서워졌다.

"무서우니까 돌아가자"


새파랗게 질린 두 사람은 허겁지겁 도쿄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서 무심코 거울을 보자, 

두 사람 모두 얼굴의 절반만 햇볕에 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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