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품팔이 수레꾼이 무거운 화물을 잔뜩 실은 수레를 밀고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바야흐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수레를 미는데 

이리 한 마리가 달려와 그의 엉덩이 살을 깨물었다.


수레꾼은 손을 놓고 이리를 쫓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수레에 실린 물건들이 자기 몸으로 무너져 내릴 판이었다.


그는 별수 없이 아픔을 참고 계속해서 수레를 밀었다.


고갯마루에 올라서고 나니 이리는 벌써 살점을 뜯어먹고 달아난 참이었다.


수레꾼이 어떻게 대응할 수 없는 찰나 살금살금 다가와 고깃점을 깨물었던 것이다.

그 이리란 녀석 참 교활하면서도 재미있구나.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명나라 말기 제남부 관할 경내에는 도둑이 무척 많았다.


각 고을에서는 체포 전담반을 두고 도적을 잡기만 하면 그 즉시 처형시켜 버리곤 하였다.


그중에서도 장구현은 다른 지역보다 유달리 도적이 많았다. 


이 고을의 한 병사에게 날이 잘 선 예리한 칼이 있었는데,

사람의 목을 내리칠 때마다 상쾌하게도 단칼에 잘려나갔다.


하루는 십여 명의 도적이 한꺼번에 잡혀 형장으로 압송되었다. 

도둑 중에서 한 놈이 그 병사를 알아보고 쭈뼛쭈뼛 다가가 부탁의 말을 전했다.


"듣자 하니 당신의 칼은 무척 예리해서 두 번 내리치는 일이 없다면서요.

당신이 좀 저를 죽여주십시오."


병사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러지. 나에게 바짝 붙어 멀리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게."


도둑은 그에게 졸졸 붙어 형장까지 따라갔다.

병사가 칼을 빼어 한번 휘두르자마자 도둑의 머리는 벌써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머리통은 몇 발짝 밖으로 떼구르르 굴러가면서 큰소리로 감탄했다.


"진짜 잘 드는 칼일세!"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양신현의 아무개 노인은 바로 우리 고을, 채점 출신 사람이다. 

채점은 성에서 오륙 리가량 떨어진 촌마을로 

노인은 이곳에서 아들과 함께 길가에 여관을 열어 

오가는 행상들을 숙박시키며 살아가고 있었다.

단골손님 중에는 마부도 몇 사람 있어 장삿짐을 운반하는 도중에는 언제나

그 집에 들러 머물곤 하였다. 


하루는 날도 다 저문 황혼 무렵에 네 사람이 나란히 들어오더니 투숙을 원했다.

그러나 여관방은 벌써 꽉 차 만원이었다. 

네 사람이 아무리 궁리를 해도 방도가 없자 

물러서지 않으며 한사코 재워달라고 노인에게 졸랐다.


노인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어느 장소를 떠올리긴 했지만,

손님들이 묵기에는 적당치 않았으므로 몹시 주저하는 눈치를 보였다.


그때 한 손님이 나서서 장담했다.


"어느 곳이 됐든 처마 아래 놓인 잠자리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다른 선택을 하려야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니까요."


당시 노인은 며느리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시체를 방 안쪽에 모셔둔 참으로, 

아들은 관을 사러 나가 그때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노인은 시신을 모신 빈소이긴 하지만, 

조용한 장소는 그곳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자 

마침내 통로를 거쳐 손님들을 방으로 인도하고 말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탁자 위에는 등불이 희미하게 빛나면서 

그 너머로 시신을 가린 휘장이 둘러쳐져 있고 

망자의 몸에는 누런 빛깔의 종이 이불이 덮여 있었다.

잠자리란 곳을 찾았더니 영전 옆에 딸린 작은 방에 침대가 줄줄이 놓여 있었다.


네 사람은 줄곧 길을 재촉해 왔기 때문에 사뭇 고단했으므로

자리에 눕자마자 코 고는 소리를 차츰 사방에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오직 한 사람만 금방 잠이 오지 않아 몽롱한 가운데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할 따름이었다.

문득 시체가 모셔진 침상 쪽에서 무언가 '찌익찍' 끌리는 소리가 났다.

황급히 눈을 뜨고 바라보니 영전의 등불이 사방을 훤히 비추는 가운데

여인의 시체가 벌써 종이를 걷고 일어나 있었다.


잠시 후 시체는 침대를 내려와 손님들이 잠들어 있는 침실로 스르르 미끄러져 들었다.

여자의 얼굴은 창백한 누런 색깔이었고 생사로 짠 머릿수건이 이마에 둘려져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침상 앞에서 몸을 구부리더니 

정신없이 잠든 세 사람의 동료에게 두루 숨결을 내뿜었다.


나그네는 깜짝 놀라는 한편 여자가 자기에게까지 다가올까 싶어 

살그머니 이불을 끌어당겨 머리에 뒤집어썼다.

그리고 숨을 죽인 채 마른침도 삼키지 못하며 동정을 살폈다.


오래지 않아 과연 여자가 다가오더니 다른 손님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도 숨길을 내뿜었다.

이어 방을 나가는 듯하더니 곧바로 종이 이불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그네가 이불 속에서 머리를 삐쭉 내밀고 살폈더니 

뻣뻣하게 굳은 여인의 시체가 아까와 마찬가지로 누워있는 것이었다.


그는 공포감에 사지를 오그라뜨리며 감히 숨도 내쉬지 못하고 다른 동료들에게 슬그머니 발길질했다.

하지만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뾰족한 방법이 없자 

그는 차라리 옷을 꿰입고 도망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그네가 막 몸을 일으키며 옷가지를 걸치려는 찰나, 

또다시 아까와 마찬가지로 무언가 바닥에 이끌리는 소리가 났다.

나그네는 놀라 다시금 엎드리며 이불 속으로 머리통을 들이밀었다. 

여자가 도로 다가와 연달아 몇 번씩이나 숨을 내쉬고 물러가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뒤 시신이 놓였던 침상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아 여자가 다시 자리에 눕는 걸 알 수 있었다.

나그네는 이불 속에서 살금살금 움직여 바지를 손에 넣자마자 

황급히 몸에 꿰고 발은 맨발인 채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시체도 따라 일어나는 품이 어쩌면 나그네를 뒤쫓기라도 할 모양이었다.

여자와의 거리가 휘장 길이만큼 가까워졌을 무렵, 

나그네는 이미 빗장을 열고 바깥으로 나서고 있었다.

시체도 걸음을 재게 놀려 나그네를 뒤쫓아왔다. 

나그네는 달리는 한편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지만, 

마을 안에서는 깨어나는 사람이 없었다.

잠자고 있는 여관 주인의 방문을 두드려 그를 깨우고도 싶었지만 

여차하면 시간을 지체하다 시체에게 붙잡힐 것만 같았다.


나그네는 마침내 성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바라보며 죽으라고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성의 동쪽 언저리에 이르자 절 한 채가 힐끗 눈에 들어오면서 목어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그네는 그 길로 내달려 다급히 절 문을 두드렸다. 

중은 한밤중에 마구 울리는 심상찮은 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문을 따주지 않았다.

눈 깜짝할 사이 시체가 따라붙어 서로 간의 거리는 한 자 남짓으로 좁혀졌고 

나그네는 다급한 심정에 심장이 오그라 붙는 것만 같았다.

절 문밖으로는 둘레가 사오 자나 되는 거대한 백양나무가 한 그루 자라고 있었다.

나그네는 재빨리 나무 뒤쪽으로 몸을 숨긴 뒤 

시체가 오른쪽으로 돌면 왼쪽으로 피하고 왼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달아났다.

시체는 더욱 성깔이 돋는지 불처럼 화를 냈지만, 

서로가 이미 한밤중의 경주에 지쳐 녹초가 되어 있었다.

시체는 피곤 때문인지 순간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나그네는 식은땀이 흐르고 숨이 가빴지만 억지로 움직여 나무 사이로 몸을 피했다.

별안간 시체가 벌떡 일어났고 두 팔을 벌려 나무를 껴안는 동시에 그에게 일격을 가했다.

나그네는 소스라치게 놀라 그 자리에 엎어졌다. 

시체는 결국 그를 잡지 못하고 나무를 껴안은 채 그대로 뻣뻣이 굳어버렸다.


중은 한참 동안 귀를 기울이다가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자 

비로소 엉거주춤 밖으로 나오다 땅바닥에 쓰러진 나그네를 발견했다.

불빛으로 비추니 죽은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심장에는 맥박이 실낱같이 뛰고 있었다. 

중은 그를 둘러메고 안으로 데려갔다.


그날 밤이 다할 즈음, 나그네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중이 뜨거운 국물을 먹이면서 사정을 묻자, 

나그네는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그대로 설명했다.


이때는 벌써 새벽종이 울린 다음이라 아침의 서광이 어슴푸레하게 깔리는 중이었다.

중이 나무 위를 바라보니 과연 여자 시체 한 구가 매달려 있었다. 

그는 기겁하게 놀라 곧바로 현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현령은 자신이 직접 현장에 나와 상황을 조사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여자의 손을 끌어내리라고 명령했는데 

얼마나 꽉 달라붙었는지 도무지 떼어낼 길이 없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좌우의 손가락 네 개가 흡사 낚싯바늘처럼 완전히 구부러져 

손톱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무에 깊이 박혀 있었다.


현령이 다시 몇 사람으로 하여금 있는 힘껏 잡아당기게 하자 시체는 그제야 나무에서 떨어졌다.

손가락 박혔던 장소를 다시 살폈더니 마치 옹이가 파인 것처럼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이었다.


현령은 또 사람을 보내 노인의 집을 수소문하게 했다.

그곳도 마침 시체는 없어지고 나그네는 또 세 사람이나 죽은 채로 발견되어 한창 시끄럽던 참이었다.

심부름꾼이 상황을 설명하자 노인은 그 길로 좇아와 시체를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그네는 현령에게 울면서 하소연했다.


"네 사람이 길을 떠나 이제 저 혼자만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고향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서 믿게 할 수 있겠습니까?"


현령은 그에게 증명을 써주는 한편 여비까지 보태줘 집으로 돌려보냈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사회자는 기운이 세지는 철포삼 권법을 전수받은 자였다.


그가 손가락 두 개를 나란히 하여 힘차게 내리치면 소 모가지도 끊을 수 있었고,

가로로 찌르면 소 뱃구레에 구멍이 뚫리기도 하였다.


언젠가 그는 구팽삼 이라는 공자의 집에서 무술 시범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는 허공에 나무토막을 걸쳐놓고 두 명의 건장한 노복을 시켜 

있는 힘껏 잡아당기게 하다가 맹렬한 힘으로 내려치게 하였다.

사회자는 뱃가죽을 드러낸 채 나무토막을 받아냈는데,

순간 '꽝'소리가 들리며 나무토막은 멀리멀리 튕겨 나갔다.


그는 또 자신의 생식기를 드러내 돌 위에 올려놓고 

나무 몽둥이로 있는 힘껏 내려치게 했는데 조금도 다친 데가 없었다.


하지만 그도 칼만은 무서워해서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황생은 뼈대 있는 가문의 자식이었다. 

그는 재주가 자못 뛰어났을 뿐 아니라 출세 영달에 대한 꿈도 남달리 원대했다.

마을 밖에 위치한 절에 사는 아무개 중은 평소 황생과 교분이 두터운 사이였다.


훗날 중은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다가 십여 년이 지나서야 마을로 되돌아왔다. 

그는 황생을 보자마자 이런 탄식을 늘어놓았다.


"당신은 벌써 오래전에 과거에 합격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포의 신세란 말이오?

보아하니 당신은 타고난 복이 너무 박하군요.

내가 당신을 위해 저승에서 인간 세상의 복록을 주관하는 분께 뇌물을 써드리지요.

일만 전의 돈을 마련할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황생의 대답에 중이 다시 부추겼다.


"당신은 절반만 마련해 보도록 하시오. 

나머지는 내가 당신에게 빌려드리리다. 정해진 기한은 사흘입니다."


황생은 응낙하고 가재도구를 전당 잡히는 등 온갖 수단을 다해 겨우 약속한 액수를 채웠다.

사흘 뒤 중은 약속대로 오천 전의 돈을 가져와 황생에게 건넸다.

황생의 집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었는데

여태까지 한 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는 신기한 우물이었다.

전하는 말로 이 우물은 강과 바다로까지 통한다고 하였다.


중은 돈을 단단하게 꾸려 우물 옆에 놓으라고 명령하더니 이렇게 당부했다.


"내가 절에 도착했을 무렵이 되면 당신은 돈을 우물에 던져 넣으시오.

반 식경쯤 지나고 나면 동전 하나가 위로 떠 오를 텐데, 

그러면 우물에 대고 꼭 절을 해야 하오."


말을 마치자 그는 곧 되돌아갔다.


황생은 도대체 무슨 수작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편 생각하니 꼭 효과가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는데 

일만 전이나 되는 돈을 우물 속에 던지다니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리하여 그는 구천 전은 숨기고 겨우 일천 전의 돈만 우물 안에 던져 넣었다.


잠시 후 우물안에서 별안간 엄청나게 큰 물방울이 솟아나더니 

곧이어 '쟁' 하는 소리와 함께 거품이 꺼졌다.

곧이어 동전 하나가 물 위로 떠올랐는데 크기가 수레바퀴만큼이나 엄청났다.

황생은 깜짝 놀라 엎드리는 즉시 절을 하고 또 사천전의 돈을 우물안에 던져 넣었다.

하지만 돈은 부딪히는 소리만 날 뿐 우물에 뜬 동전에 가로막혀 아래로 가라앉지 못했다.

날이 저물자 중이 찾아와서 황생을 마구 나무랐다.


"어째서 돈을 모두 던져넣지 않았소?"


"벌써 다 던져 넣었습니다."


"저승의 사자가 겨우 일천 전만 받았다 하던데 왜 거짓말을 하는 거요?"


그 말에 황생이 더 이상 속이지 못하고 이실직고하자,

중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었다.


"비열하고 인색한 자는 절대로 큰 그릇이 될 수 없지. 

이것이 바로 당신이 공생으로 일생을 마치는 까닭이라오.

그렇게 인색하지만 않았다면 진사 합격이 바로 코앞에 닥쳤을 것을."


황생이 그 말을 듣고 몹시 후회하며 

다시 한번 도술을 부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중은 한사코 사양하며 그 자리를 떠났다.


황생이 다시 한번 우물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자기가 던진 돈이 그때까지도 수면위에 그대로 떠 있었다.

그가 두레박을 이용하여 돈을 건져 올리자 

수레바퀴처럼 큰 동전도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해의 과거에서 황생은 부방에 들어 공생이 되었고

죽을 때까지 중이 말한 신세를 모면할 수 없었다.



이사씨는 말한다.


저승에서도 돈을 받고 공명을 판단 말인가? 

일만 전에 진사 급제라면 너무나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일천 전에 겨우 공생이라면 이는 또 바가지 씌운 값이 아닌가!

공생으로 끝날 뿐 더 이상 급제하지 못한다면 일전인들 어찌 아깝지 않으리오!


(※ 진사(進士) : 중국 명·청 왕조 시절에 끝판 엘리트.

보통 3년에 한 번, 400명 정도만을 뽑았다고 한다. 

참고로 건륭제 연간 중국의 인구가 무려 3억 명이었다.


공생(貢生) : 청나라의 교육기관 국자감(國子監)에서 일정 기간을 학습 후

관직 임명을 기다릴 수 있었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유 효렴은 능히 전생의 일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는 고인이 된 나의 형 문분과 같은 해의 과거에 급제한 이로써

일찍이 자신이 전생에서 겪은 일들을 상세히 들려주었다.


첫 번째 전생에서 그는 벼슬아치였는데 살아생전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예순두 살이 되던 해 그는 죽어서 저승에 갔다.

처음 염라대왕과 상면했을 때는 염라대왕도 그를

향리의 원로로 대우하며 예의를 갖춰 자리에 앉히고 차도 권했다.

그가 염라대왕의 찻잔을 힐끗 훔쳐보았더니 찻물이 맑고도 투명하여

자신의 잔에 든 것 같은 뿌연 막걸리 빛깔이 아니었다.

그는 내심 이것이 바로 사람이 죽은 뒤 과거를 잊게 만든다는 미혼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하여 그는 염라대왕이 다른 곳을 쳐다보는 사이

찻물을 탁자 귀퉁이에 쏟아버리고 짐짓 다 마신 것처럼 위장했다.


잠시 뒤 염라대왕은 그의 과거 악행이 기록된 장부를 들춰 보고 잔뜩 화를 내더니

뭇 귀신들에게 그를 끌어내 말로 변하게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귀신들은 곧 그를 결박 지어 어디론가 끌고 갔다.


마침내 그들은 한 민가에 다다랐는데 문지방이 대단히 높아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리하여 나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한 채 우물거리는 사이

귀신은 그를 향해 있는 힘껏 회초리를 휘둘렀다.

그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가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자신은 어느새 말구유 아래 누웠는데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정 말이 망아지를 낳았어요. 수놈이네요."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히 깨달았지만 안타깝게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참기 어려운 허기까지 몰아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암말에게 매달려 젖을 빨았다.


사오 년이 지나자 그는 우람한 덩치의 명마로 자라났다.

하지만 언제나 회초리가 무서워 채찍을 보기만 하면 무서움에 가만있지 못하고 날뛰곤 하였다.

주인이 탈 때는 반드시 장니를 두르는 데다 고삐도 천천히 죄어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복들이나 마부가 다룰 때면 안장도 얹지 않고 달리면서

양발의 복사뼈로 자신을 때리는데 그 고통이 심장까지 찌르르 울릴 정도였다.


참을 길 없는 분노에 휩싸인 그는 결국 사흘 동안 먹이를 먹지 않다가 저승길로 들어섰다.

명부에 닿자 염라대왕은 벌 받을 기한이 아직 다 차지 않은 것에 대해

수상히 여기더니 그가 고의로 형벌을 기피하려 든다며

말가죽을 벗기고 개로 환생하는 벌을 내렸다.


그는 기가 막혀 어쩔 줄 모르면서 떠나가지 않으려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저승의 귀신들이 호된 매질을 가하자 아픔을 참지 못하고 들판으로 달아났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터질 듯한 분노에 절벽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땅바닥에 나뒹굴었는데 순간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다시 주변을 돌아본 그는 개구멍에 엎드린 자신을 발견했다.

어미 개가 혓바닥으로 몸뚱이를 핥으며 젖을 물려주었으므로

그는 자신이 벌써 인간 세상에 태어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몸통이 굵어진 뒤에는,

똥오줌을 보면 더러운 줄 알면서도 그 냄새가 향기롭게 느껴지곤 하였다.


하지만 그는 결단코 입에 대지 않기로 자신에게 굳건히 맹세했다.


한 해가 지난 다음부터는 늘 울분에 휩싸여

마음 편안한 날이 없었고 언제나 죽고 싶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형벌에서 도망쳤다는 죄를 뒤집어쓸 것이 두려웠다.

게다가 주인은 또 자신을 귀여워해 잡아먹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일부러 주인에게 달려들었고 허벅지의 살점을 한 움큼이나 물어뜯었다.

주인은 노발대발하면서 그를 몽둥이로 때려죽이고 말았다.


염라대왕은 그가 죽은 까닭을 심문하다가 그 포악한 행동에 화를 내며

곤장을 수백 대나 때리고 아울러 뱀으로 태어나는 벌을 내렸다.


그가 갇힌 감옥은 매우 깊숙한 장소라서 컴컴하기만 할 뿐 햇볕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너무나 답답했던 그는 벽을 타고 기어올라 지붕에 구멍을 뚫고 바깥으로 나왔다.

다시 자신을 돌아보니 어느새 풀숲 사이를 누비는 뱀으로 변한 것이 확실했다.

그는 살아 있는 생물은 먹지 않겠다고 맹세했고

배가 고프면 늘 나무 열매나 씨앗 등을 삼키며 나날을 보냈다.


일 년여가 지나도록 그는 언제나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자살도 안 돼, 사람을 해치는 일은 더욱 안 돼, 

아무리 죽고 싶어도 적당한 방법을 찾아낼 길이 없었다.


하루는 그가 풀섶 사이에 누워있는데 떨그럭떨그럭 수레바퀴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옳다구나 몸을 움직여 재빨리 길 한가운데로 나간 뒤 바닥에 가로누웠다.

수레가 덮치며 지나간 자리에 그는 두 동강이로 토막 난 채 남았다.


저승에 너무 빨리 나타난 것을 의아하게 여기는 염라대왕 때문에

그는 땅바닥에 엎드려 사실을 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염라대왕은 그가 죄 없이 피살된 점을 고려하여 용서를 결정했고

기한이 차면 다시 인간으로 환생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이가 바로 유 효렴이었다.

유공은 나면서부터 말을 할 줄 알았고 문학 서적이며

역사서를 한번 훑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줄줄 암송하곤 하였다.

신유년에는 과거에 합격하여 거인까지 되었다.

유공은 언제나 다른 이들에게 승마를 즐길 때는 반드시 장니를 두껍게 두르라고 권유했다.

양다리로 얻어맞는 아픔이 회초리보다 훨씬 심하다는 것이 그 까닭이었다.



이사씨는 말한다.

털북숭이에 뿔이 난 짐승 중에서도 왕후장상처럼 귀한 이들이 끼어있었구나.

까닭이야 물론 그들 가운데 본디부터 털 나고 뿔 달린 치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렷다.


이런 때문에 비천한 이가 선행을 쌓는 것은 꽃을 보고자 씨앗을 뿌림과 같으며,

신분 높은 이들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은 이미 핀 꽃에 배토를 잘해

뿌리를 튼튼히 감싸 안는 일과도 같다.

씨앗을 뿌리면 자라 꽃을 피울 것이요 배토를 잘하면 꽃나무의 생명이 오래 갈 것이다.


만약 선행을 쌓지 않으면 장차 소금 수레처럼 무거운 짐을 끌면서

굴레와 고삐의 통제를 받는 말로 태어날지니,


그래도 착한 일 하기를 몰라라 하면 거기서 더 나아가

대소변을 핥아먹고 보신탕으로 둔갑하는 개로 태어날 것이다.


그런데 또 착해지길 모른 체하면 온몸에 비늘을 뒤집어쓰고

학이나 황새의 뱃속이나 채우는 뱀으로 태어나기 마련이렷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명대 말년, 청주와 연주 일대에 메뚜기가 발생하여 점차 기현에까지 날아왔다.

기현의 현령은 이 때문에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루는 그가 일과를 마치고 물러나 관아에서 쉬는데 꿈에 한 수재가 나타나 절을 했다.

그는 높은 관을 쓰고 초록색 옷을 입었으며 몸집이 크고 우람한 편이었다.

수재가 메뚜기를 막을 묘책이 있노라고 아뢰자,

귀가 솔깃해진 현령은 그에게 꼬치꼬치 따져 물었다.

"내일 서남방의 길로 어떤 부인이 새끼를 밴 암나귀를 타고 지나갈 텐데,

그 사람이 바로 메뚜기의 신입니다.

붙들고 애걸하면 메뚜기의 피해를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현령은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어 

곧 술과 안주를 준비해 고을의 남쪽 교외로 나갔다.


한참을 기다리자 과연 머리를 높이 틀어 올리고 갈색 배자를 걸친 어떤 부인이 

혼자 회백색의 나귀를 타고 천천히 북쪽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현령은 곧 향을 사르고 술잔을 받쳐 든 뒤 고개를 조아리며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 나귀 고삐에 매달리며 길을 가로막았다.


"어르신께서 제게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가요?"


부인의 질문에 현령은 애걸했다.


"작디작은 땅덩어리입니다. 제발 메뚜기의 피해로부터 비껴가게 해주시옵소서!"


"밉살스러운 유 수재가 혓바닥을 놀리는 바람에 내 비밀이 새나갔구려! 

응당 그놈더러 죗값을 치르게 하고 곡식에는 피해를 주지 않지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연거푸 술 석 잔을 들이켜더니 눈 깜박할 새 보이지 않게 되었다.


훗날 메뚜기가 날아와 하늘의 해를 가렸다. 

그런데 곤충들은 밭의 곡식에는 내려앉지 않고 버드나무에만 달려들었다.

메뚜기가 지나간 자리에 있던 버들 잎사귀는 남김없이 뜯어먹혀 모두 사라졌다.

현령은 그제야 꿈에 나타났던 수재가 버들 신이었음을 알았다. 


어떤 사람이 이를 두고 말했다.


"이는 백성들의 고통을 근심하는 현령에게 버들 신이 감응한 것이다."


진정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제양현(濟陽縣)의 축씨촌(祝氏村)에

축씨 성의 노인이 한 사람 살았는데 나이 50여 세에 병들어 죽었다.

식구들이 방 안에 들어가 상복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노인이 부르는 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사람들이 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더니 노인은 벌써 다시 살아나 있었다.

식구들이 기뻐하며 안부를 묻는데도 노인은 그저 자기 부인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까 길을 떠날 때는 그 무엇도 애석한 것이 없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심산이었소.

그런데 몇 리 길을 가다가 한편 생각해 보니 다 늙은 당신이 홀로 아이들 손에 내버려 져 

그저 다른 사람만 쳐다보며 살 것이 마음에 걸리더란 말이오.

그렇게 살면 어디 사는 재미가 나겠나?

차라리 나를 따라가는 것이 나을 듯하여 다시 되돌아온 거라오.

어서 준비해서 나와 함께 길을 뜹시다.”


모두 노인이 이제 막 깨어나서 헛소리를 하는 줄로만 여기고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노인이 또 한 차례 같은 얘기를 반복하자, 할멈이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좋기는 해요. 하지만 이제 막 되살아나서 어떻게 바로 죽을 수가 있답니까?”


노인은 손을 휘저어 할멈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말했다.


“그건 어렵지 않아. 집안의 잡다한 일들이나 빨리 처리하시오.”


할멈이 웃으며 물러가지 않자, 노인은 다시 그녀를 채근했다. 

할멈은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가 일부러 한참 시간을 끈 뒤 방안으로 들어와 거짓으로 말했다.


“집안일들은 모두 적당히 잘 처리했어요.”


그러자 노인은 할멈에게 서둘러 옷을 차려입으라고 명령했다. 

할멈이 자리를 뜨려고 하지 않았더니, 노인은 더욱 신경질을 내며 닦달하여 마지않았다.


할멈은 영감의 뜻을 차마 거스를 수 없어 드디어는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며느리와 딸들은 그 광경을 보고 모두 속으로 웃었다. 

노인은 자기 머리를 한쪽으로 옮기더니 손으로 베개를 치며 

할멈에게 어서 와 자기 옆에 드러누우라고 일렀다. 할멈이 말했다.


“자식들이 모두 보고 있는데 우리가 나란히 드러눕다니, 그게 무슨 꼴이랍니까?”


그러자 노인이 침상을 내리치며 말했다.


“함께 죽는 마당에 뭣이 그리 우습소!”


자식들은 노인이 매우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할멈에게 영감님의 뜻에 따르라고 권유했다. 

할멈은 영감이 말하는 대로 한 베개를 베고 나란히 누웠다. 

식구들은 그 광경을 보고 또다시 웃었다.


얼마 후 할멈의 얼굴에서 문득 웃음이 사라지더니, 

천천히 두 눈이 감기며 마치 잠이 든 것처럼 한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었고 코로 숨을 쉬지도 않았다.


노인의 코에 손을 대보니 할멈과 마찬가지였으므로 모두들 그제야 깜짝 놀라며 슬퍼했다. 

강희(康熙) 21년, 축 노인 동생의 며느리가 

필자사(畢刺史)의 집에서 고용살이를 하면서 이 이야기를 아주 자세하게 들려주었다.



이사씨는 말한다.


그 노인은 과거에 무슨 신통한 능력이라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저승으로 가는 길이 아득히 먼데 자기 뜻대로 오고 갈 수 있었다니, 정말로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그는 백두자(白頭者)마저 저승까지 동행을 시켰으니, 이 얼마나 여유롭고 침착한 일인가! 사람이 죽어갈 때 가장 헤어지기 어려운 사람은 바로 한 침대에서 잠을 자던 사람일 것이다. 만약 노인의 비술이 널리 전파될 수 있다면 매리분향(賣履分香)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는데….


(※ 필자사(畢刺史) : 이름은 제유(際有). ‘요재지이’의 저자 포송령이 가정교사를 살던 집 주인이었다.


백두자(白頭者) : 검은 머리가 흰 머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기로 언약한 사람. 즉 아내 혹은 남편. 


매리분향(賣履分香) : 분향매리(分香賣履)라고도 한다.

조조(曹操)의 유언으로서 ‘문선(文選)’ 권60의 ‘조위무제문서(弔魏武帝文序)’에 나오는,

“남은 향은 여러 부인에게 나눠주거라.

여러 첩은 할 일이 없을 테니 신을 삼아 파는 것을 배우라(餘香可分于諸夫人. 諸舍中無所爲, 學作履組賣也)”고 한 대목에서 유래한 말이다.

나중에 ‘분향매리’는 임종 시에 처첩을 걱정하며 잊지 못함을 뜻하게 되었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학사(學師)인 손경하(孫景夏) 선생이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와 같은 마을에 살던 아무개가 떠돌아다니는 비적 떼와 마주쳐 살해되었다.

도적이 목덜미를 칼로 내리치는 바람에 아무개의 머리통은 가슴 앞에까지 떨어져 내렸다.

놈들이 물러가자 식구들은 그의 시체를 거두어 메고 가서 땅에 묻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실낱처럼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려오기에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그의 목이 아직도 손가락 하나만큼 끊어지지 않은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식구들은 그의 목을 받쳐 들고 다시 떠메어 집으로 돌아왔다. 

만 하루가 지나자 그는 다시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식구들은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그에게 국과 음식을 떠먹여 주었고,

반년쯤 지나자 상처도 완전히 나았다. 


다시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무개가 두세 명의 친구와 한자리에 있던 중,

어떤 사람이 아주 우스운 이야기를 지껄였다. 

사람들은 일시에 웃음을 터뜨렸고 아무개 역시 박장대소했다.

그가 웃느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순간,

예전에 칼 맞았던 자리가 갑자기 터지면서

머리가 떨어지고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다 함께 아무개를 쳐다보았을 때는 숨이 벌써 끊어진 다음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자리에서 같이 웃었던 사람들을 관가에 고소했다.

모두 돈을 추렴하여 아무개의 아버지에게 건네주고

또 그의 장례 일을 거들어서 이 사건은 가까스로 무마될 수 있었다. 



이사씨는 말한다. 


한번 웃음에 모가지가 떨어졌다니, 이는 천고 이래 가장 우스운 이야기일 것이다.

모가지가 실낱처럼 이어졌을 뿐인데도 죽지 않다가

10년이나 지난 뒤에 한바탕 웃음으로 재판까지 가게 되었다니,

이 어찌 그들 두세 명의 이웃이 전생에 아무개에게 빚을 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 손경하(孫景夏) : 손호(孫瑚).

자는 경하(景夏)로 산동의 제성(諸城) 사람이며 거인(擧人)이다.

강희 4년에 치천현의 유학교유(儒學敎諭)를 지낸 인물로서

‘치천현지(淄川縣志)’ 4권에 그의 사략이 보인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평소 못된 짓을 많이 저지르는 어떤 세도가가 있었다.


그의 부인은 언제나 인과응보를 말하며

남편에게 행실을 고치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무슨 말도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마침 사람의 수명을 귀신같이 맞힌다는

어떤 관상쟁이가 그가 사는 마을에 나타났다. 

그가 찾아가 자신의 남은 수명을 말해 달라고 부탁하자,

관상쟁이는 세도가의 얼굴을 샅샅이 훑어보고 나서 이렇게 예언했다.

"당신은 앞으로 쌀 스무 섬과 밀가루 사십 섬을 먹은 다음

하늘이 주신 목숨을 마치게 될게요." 


그는 돌아와서 부인에게 그 말을 전했다. 

한사람이 한 해에 겨우 밀가루 두 섬을 먹어치우니

자신에게는 아직도 이십여 년의 수명이 남아있다고 생각한 그는, 

설마하니 나쁜 짓을 한다고 당장 죽기라도 하려는 배짱까지 생겨 전처럼 만행을 일삼았다. 


해가 바뀐 뒤,

그는 느닷없이 당뇨병에 걸렸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고 돌아서면 곧 배가 꺼져

그는 하루에도 열댓 번이나 밥을 먹게 되었다. 


일 년도 채 가시지 않아 그는 죽고 말았다.

Posted by 김허니브레드
이전버튼 1 2 3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괴담무단번역용 블로그입니다
김허니브레드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