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허니브레드 2017. 10. 16. 13:38

제녕(濟寧)의 아무개가 우연히 교외의 절간 밖을 지나다가

유랑승이 해바라기를 하며 이를 잡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지팡이에 매달린 호로병으로 보아

흡사 약장수 같기도 했으므로 그는 농담처럼 질문을 던졌다.


“스님도 양기를 북돋는 방중단(房中丹) 같은 약을 파십니까?”


“있고 말고요.

정력이 달리는 사람은 힘이 좋아지고 음경이 작은 사람은 커지게 하는 약이 있습니다.

먹기만 하면 당장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밤새워 기다릴 필요도 없지요.”


아무개는 몹시 기뻐하며 그 약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중은 가사 자락을 헤치고

좁쌀만 한 크기의 환약 한 알을 꺼내더니 그에게 삼키라고 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아무개가 자신의 음경을 만져보니

예전보다 삼 분의 일 정도가 커져 있었다.

그래도 흡족하지 않았던 그는 중이 오줌 누러 자리를 비킨 틈을 타

가사 자락을 헤치고 두세 알을 움켜쥔 뒤 한꺼번에 그것을 삼켜버렸다.


잠시 뒤부터 음경의 피부가 찢어질 듯 부풀어 오르면서 근육이 뿌리째 뽑히는 듯한 통증이 왔다.

목이 움츠러들고 허리가 낙타처럼 굽어졌지만, 음경은 멈추지 않고 자꾸만 커졌다.

아무개는 공포심에 부들부들 떨었지만 스스로는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이윽고 중이 돌아와 그의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당신, 내 약을 훔쳐먹은 게 틀림없구려!”


그가 다급하게 환약 한 알을 꺼내 아무개에게 먹이자 음경의 팽창은 비로소 멈췄다.


아무개가 옷자락을 헤치고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니

그곳은 두 허벅지와 굵기가 똑같아져 흡사 세 발 솥 같은 형국이었다.


그는 모가지를 잔뜩 움츠린 채 어기적어기적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부모조차 자식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그의 모습은 벌써 달라져 있었다.


이로부터 아무개는 폐인이 돼 날마다 길가에 드러누운 채 시간을 보냈고

많은 사람이 그의 희한한 꼴을 구경하며 지나쳐 갔다.